[오풍연 칼럼] 나는 윤석열 검찰총장 당신을 친구라고 부르겠소. 같은 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동갑내기이기에 다가서려는 마음도 있고. 당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렇게 불러서 기분 나쁘다면 양해 바라오. 나는 처음에 친구가 검찰총장이 되면 안 된다고 반대해 왔던 사람이오. 이유는 딱 한 가지 였었소. 친구가 국정원 수사를 하다가 이른 바 물을 먹고 지방을 전전했던 사람이기에 칼을 잡으면 살(殺)이 배겨 안 된다고 판단했었소.
그래서 윤석열 불가론을 두 번에 걸쳐 오풍연 칼럼으로 다룬 바 있소. 지난 2월 10일 ‘내가 윤석열은 안 된다고 하는 이유’라는 칼럼을 썼소. 당시 수원고검장 갔다가 검찰총장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며 반대를 했었소. 그런데 서울지검장으로 그대로 있었죠. 두 번째 칼럼은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유감!’(6월 17일) 역시 같은 논지를 폈었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드리오.
친구는 지금 아주 잘 하고 있소. 2000여명이 넘는 전국의 검사는 물론 전국민이 친구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소. 검찰 개혁은 친구의 어깨에 달려 있소.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나 여권 인사들이 하는 얘기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려도 된다는 뜻이오. 그들의 말에는 진정성이 하나도 없소. 수사를 방해하자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오.
나는 1987년 가을부터 법원검찰을 출입했소. 검찰과의 인연은 친구보다 더 오래된 셈이죠. 9년 가량 출입기자를 하고, 만 3년간 법무부 정책위원을 했으니 친구에게 충고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검찰총장 자리를 걸고 이번 조국 수사를 꼭 성공시키시오. 역대 총장, 장관들을 봐왔지만 조국처럼 뻔뻔한 사람은 한 번도 본적이 없소. 그런 사람이 법무수장에 앉아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수치요.
우리 검찰은 일본을 모델로 삼곤하죠. 오늘 점심 메이지대 법학과를 나온 일본인과 점심을 했습니다. 그 분도 조국 장관 얘기를 하더군요. “말도 안 된다”고 해요. 문 대통령한테도 “노”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수사 결과로 말을 해야죠. 조국 문제는 그냥 덮고 갈 수 없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지위고하는 고려할 사항이 못 됩니다. 오로지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면 됩니다.
많은 국민들이 친구를 응원하고 있소. 검찰 역사에 부끄러움을 남기면 안 되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칼을 댈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검찰이오. 문 대통령도 그렇게 지시한 바 있지 않소. 절대로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지 마소. 나도 친구 편에 서서 열렬히 응원하겠소.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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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