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동양대 진중권 교수. 진보적 지식인으로 통한다. 방송 등에 출연해 진보를 대변해 왔다. 젊은 대학생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런 진 교수가 정의당을 탈당한다고 해 화제다. 정의당으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을 터. 때문인지 정의당은 진 교수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조국 사태에 대한 당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이다.
나도 오풍연 칼럼을 통해 정의당의 이중성을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조국과 관련한 정의당의 자세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당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정의당의 진성당원이 떠나는 이유일 게다. 정의(Justice)을 모토로 하는 법무부의 조국 장관이나 정의당이 이를 망각한 것 같다. 어쩜 그렇게 똑같이 속과 겉이 다른 행동을 할까.
진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것 등을 포함해 정의당이 조국 사태 대응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탈당계는 당 지도부의 만류로 아직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은 “정의당 규정은 당원의 당적 보유 여부에 대해 개별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과거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 당원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민노당 내 주사파와의 갈등으로 탈당한 뒤 심상정 의원, 고 노회찬 전 의원 등이 창당한 진보신당에 합류해 2009년까지 당적을 유지했다가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이후 따로 출범한 정의당에 2013년 12월 다시 입당했다. 정의당으로선 붙잡지 않을 수 없는 우군인 셈이다.
정의당은 조국 검증 국면에서 이른바 데스노트에 조 장관을 올리지 않아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7%로 추석 연휴 전인 이달 첫째주보다 2%포인트 떨어지는 등 “정의당의 원칙 훼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1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선 지지층의 마음이 바뀔 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진보 정당에 있어서는 당의 정체성이 중요하다. 그것이 훼손되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진 교수가 정의당에 경고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조국 자책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예전의 정의당은 아니다. 썩은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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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