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라면 5000원과 우원식 의원의 '분노'
고속도로 휴게소 라면 5000원과 우원식 의원의 '분노'
  • 오풍연
  • 승인 2019.09.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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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에 2000원 차이난다면 비정상...국회의원은 작지만 그런 일을 해야

[오풍연 칼럼] 딱 걸렸다. 지난 달 21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여주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라면 한 그릇에 5000원을 받았던 것. 반찬은 노란 단무지 하나.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 명동이나 목동보다도 더 받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영등포 우리 동네는 3500원 받는다. 반찬도 김치와 단무지 등 두 개를 주고.

고속도로 휴게소서 라면 한 그릇에 5000원을 받는 것은 전국민을 호구로 아는 것과 다름 없다. 라면을 먹고 싶은 사람은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사 먹는다. 다른 데서 먹을 수도 없다. 그런 심리를 이용한 셈이다. 하지만 기분은 찜찜할 것 같다. 왠지 바가지를 쓴 기분이라고 할까. 아마 그 휴게소는 우 의원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뒤로 라면값을 내렸을 듯 싶다.

우 의원이 들렀던 여주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육개장 칼국수는 6500원, 김치 덮밥은 8000원이었다. 우 의원은 아침도 거른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육개장 칼국수를 먹었지만, 맛과 서비스에 실망하고 기분이 상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음식 사진과 함께 “라면, 칼국수의 반찬은 달랑 노란 무 하나. 덮밥 반찬인 김치는 빈 그릇을 가져가야만 더 준다. 야박하기 그지없다”는 후기를 올렸다.

우 의원은 “명동 한복판 식당의 음식 가격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 놓은 고속도로 여주 휴게소의 음식 가격”이라며 “밥 먹고 나오는데 봉 잡힌 호구가 된 것 같아 몹시 기분 상한다. 꼭 정상화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도 한 우 의원은 바로 다음 날 휴게소 음식 가격과 위생, 안전 등 전반적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한국도로공사에 부여하는 ‘한국도로공사법 개정안’ 이른바 ‘휴게소 감독법’을 대표 발의했다.

우 의원은 “수수료율에 따라 음식값이 현저하게 다른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업계 평균 수수료율 46~50% 정도의 수수료율을 적용한 A 휴게소의 라면 가격은 5000원인데 비해, 수수료율이 39%로 업계 평균에 비해 낮은 B 휴게소의 경우 라면을 3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 목동 인근 분식집의 라면이 4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A 휴게소는 1000원이 더 비싼 셈”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다들 경험한 바라 그랬다. 비싸면 사먹지 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게다. 그렇게 얘기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폭리를 취한다면 바로 잡는 것이 옳다. 같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그릇에 2000원이 차이난다면 그게 비정상이다. 우리 사회에 비정상은 너무 많다. 그래도 시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으니 그대로 간다.

우 의원을 비난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국회의원 할 일이 그렇게 없느냐고.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국회의원은 작지만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들에게는 법안 발의권이 있기 때문이다. 우 의원을 폄하하지 말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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