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부자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아름다운 퇴진
中 최고부자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아름다운 퇴진
  • 오풍연
  • 승인 2019.09.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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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압도...마윈 떠나도 알리바바의 역사는 계속될 것

[오풍연 칼럼] 그는 약속을 지켰다. 중국 최고 부자가, 그것도 50대 중반에 퇴진한다는 말은 믿기 어려웠다. 꼭 1년 전의 일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회장인 마윈은 1년 전 퇴임 계획을 공개하면서 "저에게는 아직 많은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교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윈은 만 55세가 되는 10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날은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업한 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자 그의 55번째 생일이다. 20년 만에 중국 최고의 부자도 됐다. 그의 재산은 자그만치 390억 달러(약 47조원)에 달한다. 8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된 알리바바는 20년 만에 시가총액 4600억 달러(약 549조원)의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분야 외에도 전자 결제, 신유통, 음식 배송, 금융, 클라우드, AI 반도체 제작, 영화 제작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마윈은 1999년 9월 10일 고향인 항저우(杭州)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함께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마윈의 집안사람들은 '출신 성분'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좌경 문화가 지배하던 마오쩌둥 시대에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 평범한 지방 소재 대학(항저우 사범대)을 나온 마윈은 명문 베이징대를 나온 리옌훙 바이두 회장처럼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 생김새 또한 볼품 없다.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키워 중국 젊은이들의 우상이 됐다.

마윈은 이날 밤 자신의 고향이자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의 한 대형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리바바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공식 퇴임식을 가졌다. 직원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의 축하공연까지 열린 행사는 마윈의 성공을 말해주듯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무대에 오른 마윈은 "오늘은 마윈이 은퇴하는 날이 아니라 제도화된 승계가 시작되는 날로써 이는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의 성공"이라며 "오늘날의 우리가 있게 해 준 알리바바와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의 후임은 일찌감치 후계자로 눈 여겨 두고 있었던 장융(張勇) 현 최고경영자(CEO)가 이어받았다. 장융은 올해 47세다.

알리바바는 2000년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그 뒤 쇼핑몰과 결제플랫폼을 선보이며 중국 IT업계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알리바바는 중국 독신자의 날인 매년 11월 11일마다 천문학적 매출을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도 300억 달러, 우리 돈 34조원 어치를 팔아치워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압도했다. 마윈이 떠나도 알리바바의 역사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내가 한 일은 똑똑한 사람이 함께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바보는 쉽게 같이 일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절대 함께 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윈이 작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말이다. 후계자를 미리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윈은 이제 "가장 위대한 직업"이라고 말해왔던 교사로 돌아가 인생의 2막을 써내려갈 예정이다. 멋지지 않은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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