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최근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출신 3명과 각각 통화를 했다. 이들은 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사회 전체가 불안하다고도 했다. 희망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나도 문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세 사람 모두 거기에는 이견이 없었다. 문 대통령만 그것을 모르는 걸까.
“대표님 제가 있는 곳은 난리입니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빛이 안 보입니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 분이다. 웬만하면 이 같은 얘기를 하지 않을텐데 그 정도가 심한 듯 했다. “홧병에 걸릴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속이 터질 지경이라는 것. 정말로 청와대와 문 대통령에 묻고 싶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지.
정부 고위직을 지낸 분도 혀를 찼다. “사회 모든 분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지 않다. 원로도 없다. 말을 하는 사람도 안 보인다”.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 싶다. 사회 전체가 깊은 침묵에 빠진 느낌이다. 그럼 역동성이 없다. SNS상에서만 난리가 났다. 그러나 SNS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떠들어본들 메아리에 그친다.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도 한다.
반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내 눈에는 거의 맹목적으로 보인다. 잘못 하는데도 지지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럼 잘 하는 줄 안다. 지금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그렇다. 50% 가까이 나온다. 이런 지지율을 믿고 문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말 큰일이다. 문제는 경제다. 바닥을 치면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이른바 지식인도 침묵하면 안 된다. 제 목소리를 내야 국가를 위한 길이다. 애국심이 따로 없다. 대통령이 잘못할 경우 따끔한 지적과 충고를 해주는 것이 애국이다. “말을 해도 문 대통령이 듣겠느냐”고 이유를 대는 분들도 있다. 듣든, 안 듣든 얘기를 하는 것이 옳다. 침묵은 비겁한 행위다. 내가 미약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참여를 하기 위해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안 되는데 그런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국가도 기본이 있고, 국민도 기본이 있다. 국가는 현재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형국이다. 기본은 상식과 일맥상통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는 게 대다수 지식인들의 생각이다. 2017년 5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적이 있는지.
나도 기자생활을 시작한 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모두 경험했다. 무능으로 따지면 문재인 정부가 단연 1위다. 그들은 아니라고 부인할 터다. 달리 무능이 없다. 국민들이 ‘홧병’에 걸릴 지경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니라고 하기 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쓴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듣기 좋은 소리만 들어선 대책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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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