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안국약품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을 벌여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연구원의 채혈에는 의료인 자격도 없는 이른바 '주사아줌마'가 동원됐고, 비글견(강아지) 시험을 한 것처럼 허위 문서까지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내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임상시험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연구원의 채혈에는 일명 ‘주사아줌마’가 동원된 것은 물론, 비글견 시험을 한 것처럼 허위 문서도 꾸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JTBC는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국약품연구소에서 불법 임상시험이 벌어진다는 제보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제보내용은 특허 기간이 끝난 약품의 개량 신약을 실험할 때 연구원들의 피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연구원들을 '日本軍 마루타'처럼 활용?...투약 약품은 부작용이나 쇼크 위험 때문에 의사 처방 없이 못 구하는 것들
식약처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애초 이 회사는 비글견의 피를 뽑아 시험한 것처럼 검체 분석기관과 계약서를 썼다. 하지만 국과수 분석에서는 사람 대상 시험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연구원들에게 투약된 약품은 혈압강하제와 항혈전응고제. 부작용이나 쇼크 위험 때문에 의사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이다.
한 약국 관계자는이 이 약품은 출혈 부작용이나 이런 것 때문에 모니터링해 가면서 수치나 이런 걸 봐야 해서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동의서는 커녕 건강검진도 받지 않은 채 시험 대상이 됐다.
임상 시험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응급 의료진도 없었다.이른바 의료인 자격이 없는 일명 '주사아줌마'가 채혈을 맡았던 것이다.
문제는 비글견의 피를 뽑아 시험한 것처럼 검체 분석기관과 계약서를 썼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에서는 사람 대상 시험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임상 시험 현장선 ‘주사아줌마’가 채혈하는 등 문제 드러나...안국약품 “회사 지시-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동의” 해명
한 관계자는 안국악품이 특허 기간이 끝난 약품의 개량 신약 실험시 연구원들의 피를 사용했고, 연구원들에게 투약된 약품은 혈압강하제와 항혈전응고제 등 전문의약품이라면 이는 대단히 비인도적인 사태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당 연구원들이 동의서는 물론 검강검진도 받지 않은 채 시험 대상이 됐고, 임상 시험 현장에는 응급 의료진도 없이 ‘주사아줌마’가 채혈을 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국약품 측은 JTBC에 “회사 지시나 강요 없이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이 지난해 검찰로 넘어갔지만, 검찰은 1년 반 이상 수사중이라며 결론을 내지 않고 있으며, 불법 임상시험 비용의 최종결재권자였던 안국약품 대표는 한 차례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JTBC는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당국이 이번 안국약품 의혹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제약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90억원 불법 리베이트’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불구속 기소...어 부회장 구속영장, 23일 기각...법원 “다툼의 여지 있다”
한편 어진 안국약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김형석)는 약사법 위반, 뇌물 공여 혐의로 어 부회장 등 4명을 지난 25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과 함께 안국약품으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은 40대 A씨 등 의사 85명도 기소됐으며, A씨는 구속 기소됐다.
안국약품은 의사들에게 약 90억 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검찰은 안국약품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안국약품 전·현직 관계자들과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는 의사들을 소환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 23일 서울서부지법은 “혐의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