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애경산업 직원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에 피해자로 가장해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애경산업 직원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피해자 부모 행세를 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고 특조위에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애경산업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인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이하 항의행동)'으로부터 조사 신청을 받고 실지조사에 착수했다.
항의행동 측은 "애경산업 직원 장모씨가 2019년 1월 7일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밴드)에 익명으로 가입해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라고 속인 뒤 사찰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항의행동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장 씨와 같은 이름의 애경산업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의심을 했고, 장 씨가 직원이라는 점이 노출된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지난 6월 온라인모임을 자진 탈퇴했다.
이에 대해 애경산업 측은 "공개된 밴드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닌 기자나 공무원 등도 가입됐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사 직원이 개인적으로 가입을 했던 것으로 사찰은 아니다. 이와 관련한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경산업은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파란하늘 맑은가습기'(SK제조)를 약 8만 개 판매했다.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가습기메이트'(SK케미칼 원료물질 공급)약 160만 개를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피해자 가족들이 모인 SNS 대화방에 들어간 경위와 회사 측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