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잇따른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전방위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4만원을 밑돌고 있는 하나금융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들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3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086790) 주가가 전일대비 0.14% 변동된 36,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 회장이 지난 9일 하나금융 주식 2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김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은 총 5만 8000주로 늘어났다.
김 회장의 이같은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가부양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에도 자사주 3400주를 매수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이상하리만치 오르지 않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풀이된다.김 회장이 주식을 산 지난해 말 이후 주가는 3만7000원대에서 3만5000원대로 오히려 하락했다.
길게 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월12일 주당 5만6000원을 찍은 후 지난 4월 4만원 목전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현재 3만5000원대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다. 특히 7월 들어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김 회장 뿐만 아니라 그룹 전방위적으로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달 18일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KB증권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1000억원 규모를 매입한 이후 약 11년 만이다.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다른 주요 지주사 회장들과 비교해도 많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1만2000주를,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만1000주를 각각 갖고 있다. 올해 지주 체제 전환 후 자사주를 적극 매입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3만5296주로 김 회장보다 적다.
이후 이승열 재무총괄(CFO) 부사장과 김희대 상무, 안선종 상무, 박병준 상무 등도 하나금융 주식을 매입했다. 이 부사장의 경우 270주를 매입했으며 김 상무는 800주를 사들였다. 박 상무와 안 상무는 각각 5000주씩 매수했다.
실적 측면에서는 하나금융이 1분기 만에 3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6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5694억원이다.
실제 이같은 실적을 달성할 경우 하나금융은 상반기 누적 1조1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우리금융(1조1380억원)을 제치고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도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은행 CEO의 입장에서도 주가관리는 주요한 업무이자 덕목이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큰 손’들을 만날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앞두고 주가가 정체된데 대한 김 회장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책임경영 및 주주환원 정책 차원에서 최근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했다"라며 "향후 실적 및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