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우리 축구가 우크라이나에 졌다. 그래도 정말 잘 싸웠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크라이나가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무엇보다 힘에서 우위를 보였다.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힘의 축구를 느낀 경기였다. 현대 축구의 특징이라고 할까.
하지만 우리는 대형 스타를 탄생시켰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손꼽히는 U-20 축구대표팀 이강인(18·발렌시아)이 주인공이다. 이강인은 한국 남자, 나아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골든볼 수상자가 됐다. 개인의 영광이자, 한국 축구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강인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정정용호의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전반 5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기록했다. 가장 안정감 있는 선수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3골을 헌납하며 1-3으로 역전패 당했다. 이강인의 득점을 끝까지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7경기 동안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경기가 끝난 뒤 FIFA 선정 이번 대회 골든볼 수상자의 영광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것은 이강인이 최초다. 이강인에 앞서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여민지가 8골 3도움의 활약으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골든볼을 받은 바 있다. 여민지는 골든부트(득점왕)까지 따냈다. 물론 여자 경기와 남자 경기는 다르다.
남자 선수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을 받은 게 '최고 성적표'였고, 이번에 이강인이 골든볼을 받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강인은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르겠다. 비전문가인 내 눈으로 볼 때는 이강인이 박지성, 손흥민도 뛰어넘을 것 같다.
이강인은 이제 열여덟 살이다. 그럼에도 별명이 '막내형'이다. 그만큼 축구를 잘한다는 뜻이다. 오세훈의 얘기가 재밌다. "축구장에서 만큼은 강인이가 형"이라고 했다. 오세훈은 이강인보다 두 살 위. 한국 축구를 걸머질 선수다. 이강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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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