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이마트 노조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떠 넘기는 탐욕경영에 반기를 들고 투쟁에 나섰다. 조합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이제는 정 부회장의 전횡에 더 이상 당할 수는 없다면서 신세계 재벌을 개혁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의 깃발을 올렸다.
마트산업노조와 이마트지부(위원장 전수찬)는 지난 11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 부회장이 문어발식으로 무모하게 신규사업을 확장해온 결과 적자 사업장이 늘어난 경영실패를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돌리지 못하도록 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골목상권 논란에도 신규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으나 상당수의 사업이 적자경영에서 허덕이자 상습적으로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12일 말했다.
그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해온 나머지 사업악화를 이유로 걸핏하면 비용절감이란 이름아래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사업실패의 피해를 몽땅 뒤집어쓰고 있는 구조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마침내 노조가 신세계 재벌을 바꾸기로 했다.“ 투쟁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정 부회장이 사업을 늘려오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드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마트 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이마트트레이더스·노브랜드 등 계열사 점포 332곳을 신규 출점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마트 정규직·무기계약직은 2만6천230명에서 2만6천18명으로 212명 줄었다. 2017년(2만7천608명)과 2018년 사이에 줄어든 인원만 1천400여명에 이른다.
그 이유는 정 부회장이 사업을 대폭 확장해 놓고는 장사가 안 되자 감량경영을 이유로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정 부회장은 인력이 대폭 줄어들던 시기인 지난해 3월 "매년 1만명 이상 신규채용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뒷전에서는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면서 겉으로는 정부의 일자리만들기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물론 이마트 전체 매출이 증가한 측면에서 정 부회장은 비교적 견실한 성적표를 냈다. 하지만 그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신규사업 경영성적은 실패라고 할 정도로 적자가 많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제주소주와 해외법인을 비롯한 자회사의 최근 4년간 영업이익은 4천500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수찬 노조 위원장은 "싸고 질 좋은 상품 제공이라는 마트산업 본질을 잊은 채 회사 오너와 경영진이 문어발식으로 신규사업을 확장했는데 사업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재벌의 탐욕과 오판으로 경영이 악화했지만 그 피해는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결의문에서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이마트는 안하무인 재벌체제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며 "이마트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고용불안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재벌개혁 투쟁을 하겠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