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발(發,)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다
화웨이발(發,)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다
  • 오풍연
  • 승인 2019.06.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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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리스크 기업에만 넘기는 것은 옳지 않아...정부로서도 방법을 찾아야

[오풍연 칼럼] 미국이 화웨이를 옥죄면서 그 불통이 우리 기업으로도 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라고 할까. 화웨이 대상 매출액만 수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부품기업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제재가 장기화될 조짐이어서 우리 기업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할 판이라고 한다.

우리는 미국의,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직접 매출과 관련돼 있다. 청와대는 괜찮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기업은 없다. 정부가 느끼는 것과 기업이 받아들이는 체감온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청와대 측의 설명에서도 드러난다. 청와대는 다소 낙관적이다. 과연 그럴까. 안이하다는 생각도 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요구와 관련해 “국내 5G 네트워크는 (화웨이) 사용 비중이 10% 미만”이라며 “(상용 통신망과) 군사 안보 통신망이 확실하게 분리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요구 이유인 안보 관련 정보 유출 우려가 없는 만큼 정부가 국내 기업에 화웨이 장비 사용 중단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5일 화웨이 거래 중단을 요청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답변인 셈이다.

그러나 대중 의존도가 높은 국내 IT 기업은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매출의 18%와 39%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이 중 가장 큰 고객이 화웨이다. 전직 국내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미·중이 격돌하면서 세계시장이 요동치고 있는데 기업에 모든 판단과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라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기업은 투자 등 핵심 경영 이슈에서 실기해 스스로 침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분야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난달 본격화하자, 작년에 마련했던 올해 사업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대신 시장 변화에 실시간 대응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이 두 회사는 작년 화웨이로부터 각각 8조원, 5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3%,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12%에 달하는 액수다. 이 같은 시장을 잃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국내 중소기업도 타격을 피해가기 어렵다. 화웨이에 통신장비용 안테나 등 부품과 장비를 수출하는 중소·벤처기업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단 화웨이에 납품하는 업체뿐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들의 대중 수출도 타격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웨이 대책을 따로 세워도 모자랄 판이다.

정부가 화웨이 리스크를 기업에만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로서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중 수출이 무너지면 큰 일이다.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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