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투증권 경징계는 "재벌 봐주기"...'김남구 커넥션' 의혹
금감원 한투증권 경징계는 "재벌 봐주기"...'김남구 커넥션' 의혹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4.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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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의원 "금감원, 문제있다...경징계, 경고에만 그치면 누가 발행업무 취지 지키나"
                        한투증권의 대주주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SK 최태원 회장에게 불법 개인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던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결국 경징계를 의결했으나 당초 금감원이 호언했던 중징계 방침이 왜 한순간에 뒤집혔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장장 4개월 동안 끌어오던 이번 사안을 놓고 예상밖으로 낮은 수준의 징계를 내린 탓이다.

특히 초대형IB 1호에다 발행어음 1호 사업자에 대한 봐주기식 결론을 냈다는 비판과 함께 결론적으론 '재벌 눈치'까지 살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투증권의 대주주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간의 재벌커넥션 의혹 속에 대관 로비설이 거론되기도 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대출한 자금이 사실상 발행어음 업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은 개인 대출에 활용할 수 없지만, SPC를 통해 최태원 회장 개인에게 발행어음 자금을 대출해줬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제재심의 최종 결정이 기존 중징계에서 한 단계 경감된 기관경고에 그치자 금감원의 논리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의 당초 논리에 설득력 부족했다...한투증권 입장선 굉장히 선방한 결과"

금감원의 제재 수위는 일반적으로 업무 전부정지 - 업무 일부정지 - 기관경고 - 기관주의 순으로 결정된다. 당초 금감원은 발행어음 사업 일부 정지를 통보했지만 기관경고 징계를 내린 만큼 한 발 후퇴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금감원이 금융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만큼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금융위의 결정을 무시할 경우 다시 한 번 갈등 구도로 해석될 수 있다"며 "금감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대적으로 금감원이 한투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을 때 시장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봤다"며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경감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의 당초 논리에 설득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한투증권 입장에서는 굉장히 선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투에 대한 최종 결정을 3개월 넘게 연기했다"며 "결정이 늦어진 것은 그만큼 설득력이 약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가 해당 안건을 '혐의없음'으로 판단한 점도 금감원의 결정을 후퇴시키는 데 한몫했다. 금감원이 자문기구의 해석을 무시할 경우 자칫 금융위와 금감원간 갈등 구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례가 업계 최초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했다"며 "영업정지까지 가는 것은 종합적으로 볼 때 맞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경고 징계도 낮은 수위는 아니다"며 "시장에 '개인 신용공여 금지'라는 충분한 시그널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상욱 의원 "금감원 징계 중 금융위 결론내린 부분도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의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위반 경징계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함에 따라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 의원은 5일 "국회에서의 답변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했다"며 금감원의 경징계 결정을 비판했다. 지 의원은 "단기금융업무 자체가 벤처기업 혹은 창업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 경징계하고 경고 처분에 그친다면 누구도 단기금융업무 제도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금융업무 제도를 만든 취지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국회에서 답변한 내용에 비하면 우스운 수준의 징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감원에서 말로만 떠는 것이지 실제로는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지상욱 의원은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불법대출에 대해 지적했고 윤석헌 금감원장은 '발행어음 인가 취지에 맞게 절차에 맞춰 제재심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또한 금감원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혐의없음'을 판단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금감원의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먼저 법령해석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외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소위 말하는 '수사 가이드라인'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해 개인에게 대출을 해주게 되면 은행과 증권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며 "금융권 전체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던 금융위를 포함해 금감원까지 자료를 받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발행어음 사업 위반으로 판단하고 기관경고 징계를 결정했다. 이번 징계안에는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임직원 주의 및 감봉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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