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이 한진중공업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을 잃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쫒겨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그룹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29일 울 용산구 남영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진중공업 이사회는 조남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2013년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지만, 올해까지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한진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직 박탈은 이달 초 결정된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따라 예상된 일이었다. 산업은행이 중심이 된 국내외 채권은 6874억원의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유상증자 계획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과 지주회사가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31.48%)은 사라졌다.
조 회장은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해 한진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후 30년간 회사를 이끌었지만,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부실이 커지며 퇴진하게 됐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수비크 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동반 부실에 빠졌다. 지난해 말 결산에서 자산보다 부채가 6878억원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263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해 지난달 13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고 주식 거래도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