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내미림 기자]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가 창업한 일본라멘 프랜차이즈 ‘아오리의행방불명(아오리라멘)’이 승리와 그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의 범죄 혐의로 최근 손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프랜차이즈 표준 가맹계약서 내 ‘오너 리스크’ 배상 규정을 만들었지만, 기존 아오리라멘 가맹점주는 이 규정의 적용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오리F&B에 따르면 아오리행방불명의 매장 수는 현재 국내 44개, 해외 7개 총 51개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매장수 18개) 아오리행방불명의 매출액은 39억8000만원, 영업이익은 6억5000만원 수준이다.
당시보다 매장 수가 약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아오리행방불명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최소 8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승리는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오리행방불명의 한 매장당 월 매출이 2억원 가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14일 "표준 가맹계약서는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며 "올해 새로 가입한 가맹점주들만 관련 조항이 들어간 계약서를 체결했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 가맹점주는 오너 리스크 관련 조항의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표준 가맹계약서는 자율 준수 사항이다. 따라서 기존 가맹점이 오너 리스크 배상 조항을 계약서에 넣고 싶으면 프랜차이즈 업체와 협의해 계약서를 수정·갱신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승리는 2017년 7월 아오리에프엔비를 설립하고 아오리행방불명의 가맹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일본의 `이치란라멘`을 벤치마킹한 1인식 좌석과 맛으로 가맹점은 빠르게 늘었다. 무엇보다 승리가 각종 예능에 출연해 소개하면서 `승리 라면집`으로 홍보가 된다는 게 강점이었다.
그러나 승리가 지난 1월 클럽 `버닝썬` 폭행 영상으로 시작된 성접대 의혹, 불법 촬영 영상 공유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아오리행방불명 불매운동에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다. 죄없는 가맹점주들은 매출에 '직격타'를 맞은것이다.
승리는 군 입대를 이유로 지난 1월 아오라F&B 사내이사에서 사임했지만, 당분간 이미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식업계의 설명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모든 이슈를 장악할만큼 파급력이 큰 사건"이라며 "승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오너일가의 사회적 물의로 가맹점 피해가 속출하자 국회는 올해 1월1일부터 `가맹본부나 그 임원이 위법 행위나 가맹사업의 명성·신용을 훼손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매출 감소 등의 피해가 발생할 시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가맹사업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아오리행방불명 가맹점주들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따른 매출 감소를 이유로 승리나 법인에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맹점주 수가 타 브랜드에 비해 적고, 협의회 등이 꾸려지지 않아 단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아오리행방불명 가맹점주는 "승리 라면집 인기에 오픈 한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부정적 이슈에 휘말리게 된 게 너무 속상하다"며 "아직 가맹본부로부터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일단은 기다보겠지만 불안하다"라는 입장이다.
아오리라멘은 아오리F&B가 운영하는데, 승리가 배우 박한별씨의 남편 유모씨와 함께 창업한 유리홀딩스가 대주주다. ‘승리→유리홀딩스→아오리F&B’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승리는 지난 2월 유리홀딩스 공동 대표를 사임했다. 유리홀딩스의 감사도 승리의 매니저로 알려진 지모씨가 지난달까지 맡고 있었다.
유리홀딩스는 아오리라멘을 비롯해 밀땅포차를 지점 형태로 운영하다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밀땅포차는 최근 성관계 불법 촬영 동영상을 카카오톡 등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정준영씨와 동업해 영했다. 지금은 힙합 클럽 ‘몽키뮤지엄’만 지점으로 등록돼 있다. 유리홀딩스가 사실상 직영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