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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이번엔 불법파견 논란…'임기에 나간다' 통할까?
KT 황창규, 이번엔 불법파견 논란…'임기에 나간다' 통할까?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2.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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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새노조·계열사 노조, "본사의 불법파견·갑질 시달렸다"며 직접고용 요구
"노동부 근로감독해야"…노조등선 황 회장의 빠른 퇴진이 'KT 살리는 길'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경찰에 출두하는 황창규 회장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경찰에 출두하는 황창규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비리·횡령혐의로 퇴진압박이 여전한 황창규 KT회장이 이번에는 불법파견논란에 휘말렸다. KT새노조와 KTs등 계열사 노조는 KT 본사가 그동안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한 후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인력처럼 불리는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황 회장이 노조의 요구를 순리대로 풀지 않고 불법파견을 지속하거나 일체 대응치 않으면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직원들의 거센 저항에 몰려 내년 3월 연임임기를 다 태우지 못하고 중도에서 퇴진하고 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T새노조와 KTs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T 본사가 자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KT는 불법파견 피해자들을 즉시 직접 고용하라" 요구하고 고용노동부에 KT본사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 김신재 KTs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십여명의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Ts노조는 이날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본청에 KT를 상대로 한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고용 명령 진정'을 냈다. 이와 함께 불법파견 정황이 담긴 증거 2000여건 중 절반도 우선 전달했다. KT새노조 KTis에 이어 KT M&S지회 또한 추가적인 진정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동위원회 소송에는 KTs 직원 60명이 참여했다. 당초 신청인원은 100여명에 달했지만 마감일을 앞두고 외부의 압력을 받은 탓인지 상당수가 참여취소요청을 해와 소송참여인원이 대폭 줄었다고 노조관계자는 전했다.

양 노조는 KT의 불법파견으로 계열사나 협력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데 따라 KT에 대한 직접고용 투쟁에 나섰다고 발혔다. 이날 회견에서 "KT는 비용 절감 과정에서 기존에 KT가 직접 담당하던 업무를 계열사나 협력사로 외주화했다"며 "계열사나 파견업체 직원들은 KT직원들로부터 상시적, 지속적으로 직접 업무지시를 받거나, 용역계약 상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닌 일 조차 떠맡는 등 불법파견 및 갑질에 시달려야했다"고 폭로했다.

KT는 민영화후 비용절감을 이유로 부단히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해 그동안 3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KT를 떠났다. 황 회장도 지난 2014년 취임 초에 8000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을 희망퇴직으로 회사에서 내보냈다. 현재 KT 본사에 남아있는 인력은 2만2000명 선이다. 그런데도 KT일을 하는 인력은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이유는 KT가 절감을 위해 이들 인력을 본사(평균연봉 8000만원)보다 연봉이 4배가량 적은 KT의 계열사(KTs·KTcs·KTis·KT M&S)로 돌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KT가 이들 인력을 본사직원처럼 활용하는 불법을 자행하는데 있다. 그렇지 않으면 KT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공기업의 성격이 강한 KT가 불법파견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풀이다.

이날 참석한 KT 계열사 노조 대표들은 본사 직원들이 계열사 직원들의 휴무를 관리하고 영업실적을 압박하는 등 직접적인 업무 지시와 통제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신재 KT서비스(KTS) 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KT에 소속돼 있으면서 장비를 맡고 시스템에 들어가서 고객님들에게 서비스하는 직군"이라며 "(본사 직원들에게) KT 관련 시설 현장에 나가서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보고하는데, 이 정도까지 하면 우리는 KT 직원이지 KTS 직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몇몇 사례를 보면 KT의 불법파견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노조가 제시한 원청인 KT 소속 정규직 근로자가 하청인 KTcs 소속 직원간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에는 KT 소속 과장이 KTcs 소속 파트장에게  "파트장님 오늘부터 금, 토, 일, 월 KC(KT 컨설턴트) 분들 포함 각 점 전담사들께 저에게 연락하라고 알려주세요"라고 지시가 들어있다.

이밖에 △KT 소속 근로자가 KTcs 소속 직원의 실적을 관리하거나 △KTs 노동자에게 특정 일시와 장소를 알려주며 업무를 지시하는 정황 증거도 제시됐다. 또 KT가 KTs 소속 직원들의 장례전문회사 및 상조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일반적인 도급관계에서 벌어지지 않을 사례들이 소개됐다. 너무나 명명백백한 불법파견 입증자료들이다.

심지어는 녹취록에는 KT 관리자로 보이는 인물이 KTs 소속 수리기사에게 욕을 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그는 "내가 다 찍어놨는데 왜 소리가 안나 XXX아. (중략) 하여튼 놈의 XX들 확인하라 하면… (중략) 뭔 쇼트가 난다고 XX을 떠냐고."라며 욕설을 퍼붓는다.김신재 위원장은 "이처럼 자기 일에 불만이 많다고 우리에게 욕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KTs 직원들은 KT의 머슴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KT 노조 자문을 맡고 있는 박사영 노무사는 "KTS의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 앞으로 진정을 접수했다"며 "수 개 월 만에 수백 건에 이르는 전국 단위에 이르는 증거들이 드러났고 노동부 차원에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촛불정국 이후 KT안팎으로부터 퇴진압박을 받아오다 2기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에서는 회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최근 황창규 회장은 돌연 불법파견문제가 불거지면서 임기 말까지 버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순실 부역에 이어 각종 비리·횡령혐의를 벗지 못해 퇴진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황 회장이 이번에는 수많은 직원들의 목을 자른 것도 모자라 불법파견을 자행해온 것으로 드러나고용부와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야할 상황에 처했다. 그가 임기 말에는 나갈테니 더 이상 흔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띄웠지만 불법파견논란에 따른 리더십의 급추락으로 중도하차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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