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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일부 오너 4세 '경영실패'로 다시 유동성 '위기감'
두산그룹, 일부 오너 4세 '경영실패'로 다시 유동성 '위기감'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1.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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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돈가뭄이 심각해 차입금으로 겨우 살아가는 실정
두산인프라코어 호실적으로 버티지만 두산중공업·건설 해법이 없는게 문제
▲두산중공업 박지원(왼쪽)과 두산건설 박태원 부회장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왼쪽)과 두산건설 박태원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두산그룹이 족벌경영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일부 오너 4세들이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 주력 계열사를 이끌고 있지만 한 결 같이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이로 인해 그룹의 재무상태는 더욱 불안해지면서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4세인 박지원 회장이 이끄는  주력기업인 두산중공업이 흔들리는 데서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갈수록 곳간은 비어 가는데 앞으로 일감수주전망도 비관적이어서 그룹을 재무불안 상태로 몰고 있다.

두산그룹의 고민은 그룹경영안정을 압박하는 두산중공업의 경영난 해법을 찾지 못하는데 있다. 현 정부의 탈 원전정책 등에 따라 일감수주가 급감하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적자경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적자경영으로 돌아설 경우 그 여파는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쳐 몇 해 전 유동성위기 악몽을 재현시킬 수 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우선 두산중공업의 경영상황을 보면 창사 이래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영향으로 일감이 급격히 줄면서 돈가뭄현상이 이미 시작됐다. 빚 상환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두산중공업은 2016년까지만 해도 해마다 2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려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담수화플랜트와 원유정제시설 발주가 많았던 중동시장이 위축되고 여기에 더해 글로벌 발전회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두산중공업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국내시장도 정부의 탈 원전정책으로 국내원전 6기 발주계획이 백지화 된 것도 두산중공업에 치명적인 타격이 됐다.

일감부족에 허덕이면서 두산중공업의 경영성적표는 부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2017년보다 증가할 전망이지만 별도 기준 실적은 좋지 않다.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2조8466억 원, 영업이익 1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3조1437억 원, 영업이익 1990억 원) 대비 각각 9.5%, 27.9% 감소했다.신규수주 상황이 좋지 않아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다. 중공업부문 신규수주 규모는 2016년 9조 원, 2017년 5조 원, 2018년 3분기 누적 3조7000억 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당분간 빚 상환을 위한 고난의 행군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연결기준 두산중공업의 금융부채는 15조924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의 일부를 갚았으나 1년 안에 만기도래하는 금액이 근 10조원에 달해 급한불을 끄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87.55%(연결기준)로 2017년 말의 280.18%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실적이 향상돼야 빚을 갚을 여력이 늘어나지만 업황 침체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말고도 일부 4세들이 이끌고 있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최근 두산건설의 유동성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그룹의 위기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적당히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박태원 부회장이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두산건설도 좀처럼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여전히 그룹 경영안정을 해치고 있다. 박 부회장은 박용현 이사장의 장남으로, 2007년 상무로 두산건설에 입사한 뒤 전략혁신부문장(전무), 메카텍BG장(부사장), 기자재 최고운영책임자(사장)를 거치며 줄곧 건설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몇 해 전 그룹의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난 두산건설은 그 후 반짝 경영이 개선되는 듯 한 조짐을 보이다가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장기 적자경영으로 타들어가는 돈 가뭄에 차입경영으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한 형국이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조67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261억 원)보다 5.2% 줄었고, 영업이익도 401억 원으로 전년 동기(427억 원) 대비 6.1% 감소했다. 특히 2016년 3570억 원, 2017년 1840억 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92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장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은 현금창출력에 비해 과도한 차입금 등 재무불안 우려로 지난달 회사채 신용등급이 BB+에서 BB로 하향조정됐다. 현재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낮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지주사인 ㈜두산은 부채는 늘었지만 영업성적표는 괜찮은 편이다. 그룹 부채는 2016년 말 20조7639억 원에서 2018년 9월 말 21조6562억 원으로 9000억 원 가량 늘었다.영업실적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과는 달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실적 호조로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두산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503억 원을 기록, 2년 연속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두산그룹은 이에도 불구하고 일부 오너 3,4세 4세 경영인들이 비교적 좋은 경영성적을 보여 간단없이 밀려드는 위기의 파도를 잘 넘기고 있는 측면도 있다. 한 때 경영난을 겪었으나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건설기계 및 엔진 기업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너 3세인 박용반 회장이 이끌고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지만 두산밥캣에는 박용현 이사장의 차남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대표가 일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증권사 전망치 기준으로 지난해 9004억 원과 46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각각 36.3%, 19.1% 증가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그룹 경영안정의 큰 축이 되고 있지만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수익기반이 악화되면서 차입구조가 단기화 되고 있는 그룹경영위기의 신호가 아닐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과 건설의 유동성부족이 더욱 심화될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두산그룹은 몇 해 전과 같은 유동성위기의 악몽에 빠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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