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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향응 난무하는 재건축 시장...삼성물산 '윤리준법경영' 시험대될까?
금품·향응 난무하는 재건축 시장...삼성물산 '윤리준법경영' 시험대될까?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1.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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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3년 만에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 참여의향서 제출...도정법 개정으로 재건축 시장 정화의 선도적 역할 기대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삼성물산이 3년이라는 공백을 깨고 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면서 '윤리준법경영'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벌여야 하는 재건축사업에서 '윤리준법경영'이 시장을 정화시키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떄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참여의향서를 제출하고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과 같은 정비사업 환경에서 조합원들을 충족시킬 만한 사업 조건에 대해 고민했다"며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넘버원 단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등 8개 대형 건설사 참여하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전용면적 72㎡, 1490가구로 구성됐다. 재건축 공사비만 8087억원에 달한다. 재건축을 통해 17개 동, 2091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조합은 이르면 다음달 시공자 선정에 나선다.

삼성물산, 금품-향응 난무하는 재건축 시장 철수 후 주택수주 경쟁사에 크게 뒤떨어져

삼성물산이 시공사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2015년 12월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이후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새로운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고 분양, 건설, 공급 등 기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내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2015년 말 13조290억원에서 2018년 3분기 8조3153억원으로 줄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10조~20조원대의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상당히 난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혼탁한 재건축시장 등을 이유로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품과 향응 제공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과열된 수주전에서 사업을 따내려면 도덕성 훼손에 따른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재건축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 개정됐기 때문이다.개정안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건설사가 금품 등을 제공할 경우 해당 시공권이 박탈되고 총공사비의 2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2년간 입찰 참가자격도 제한된다.

                                          서울 반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삼성은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등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내부통제 시스템 ‘컴플라이언스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이영호 사장은 지난 2일 신년 메시지에서도 “컴플라이언스(윤리경영)는 절대가치로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고 작은 것까지 최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재건축 수주전에 3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사업비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 '노른자 사업'인 데다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아 경쟁이 더욱 치열한 강남 재건축 등에서 향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강변 일대 재건축 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재건축 수주전에 본격 참여하면서 최근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은 현대건설·GS건설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매출 60조원 달성’ 비전 만든 이영호 사장, 실적 확대 위해 재건축 카드 꺼내

이영호 사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당시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며 합병에 크게 기여했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이 2015년 제시한 ‘2020년 매출 60조원 달성’ 비전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만큼 실적 확대를 위해 상황에 따라 재건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고 볼수 있다. 이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전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장,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올랐다.

삼성물산은 재건축 시장에서 여전히 상당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의 인지도가 중요한데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통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10월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8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래미안은 GS건설의 ‘자이’에 이어 종합순위 2위에 올랐다. 래미안은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는 자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김한민 삼성물산 홍보실 선임은 "지난해 10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재건축시장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대폭 강화됐다"며 "이제는 깨끗한 방법으로도 재건축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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