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의 낡은 관행과 적폐 하루 빨리 청산해야
손해보험사의 낡은 관행과 적폐 하루 빨리 청산해야
  • 조연행
  • 승인 2019.01.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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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물 처리 불법·탈법거래는 제2의 자동차 간접보험금 누락...투명한 보험동산‘채권대위’로 해결해야
▲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조연행 칼럼] 수년 전 손해보험사들은 간접손해 보험금을 누락시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자동차 사고시 직접적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은 해주었지만, 차량가격의 하락(격락손해), 휴차료, 렌터카비용(대차료), 차량등록비용(등록비,제세공과금 등)간접손해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별도로‘청구하지 않았다’라며 지급하지 않았었다.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보험사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후에야, 요즘에는 자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와 유사한 문제가 불거졌다. 사고로 파손된 자동차를 불투명하게 불법적으로 처리하여 부당수입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상 보험회사가 보상처리 물건의 가액을 모두를 지급하면 해당 물건은 보험회사가 소유권을 갖게 된다. 보험회사는 잔존물(殘存物)이라 부르고 보험동산이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잔존물은 그대로 처분하면 되지만, 자동차는 반드시 법인으로 소유권 이전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와 취득세를 납부한 뒤 처분해야 한다. 그런데 보험사는 자동차도 불법적으로 그대로 처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관행적으로 3無(무등록, 무자료, 무보증)거래로 처리해 온 것이다.

보험회사는 금융보험업으로 그동안 무자료 거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으며 판매 물건에 대한 보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보험회사와 거래 중인 업자들이 부실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다량의 잔존 물건들이 무자료로 유통되면서 구매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해도 이를 보상해 줄 방법이 없으며, 보험회사의 불법과 편법에 의한 거래로 수백억 내지 수천억 이상의 조세탈루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가장 규모가 큰 ‘사고 자동차’를 판매할 경우 반드시 자동차매매업과 자동차해체재활용업, 인터넷경매업에 등록한 뒤 자동차관리법의 절차에 따라 자동차를 처분해야 하지만 보험회사들은 이마저 무시하고 영업을 해왔다. 손보사가 판매 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대포차로도 악용되는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건나 소비자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일반 물품도 거래가 반복되면 국세청에 부가가치세 자진 신고를 해야 하지만, 보험회사는 비과세 금융보험업으로 과세종목인‘동산 도소매’또는‘동산 중개’라는 유통업에 등록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그대로 거래한다. 결과적으로, 정식등록조차 안 된 보험회사의 보험동산(保險動産)의 직접 거래는 모두 불법이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매일 쏟아지는 다량의 보험동산을 포기할 수도 없다. 부득이하게 무자료 현금거래나 변칙 공제를 한다. 보험 동산의 처리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거래하는 소기업들에게 매출 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다. 이런 소기업들은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허위 매입증빙을 만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보험회사가 현물을 취득한 뒤 직접 판매를 하는 한 이런 문제는 개선될 수 없다.

보험사는 동산을 거래하면서 무자료 거래나 부가가치세 등 세금 없는 거래가 늘상 일어나게 되고,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금거래가 주로 이루어지고 이 현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회계시스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알 수 가 없게 되는 것이다. 재벌가의 비자금 조성 루트로도 활용된다는 소문도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보험회사들이 그동안의 관행에 젖어 현물을 인수하고 판매한 뒤 돈을 회수하는 것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다.‘채권대위’라는 방식이다. 보험 보상 처리가 완료된 뒤 손해보험업계가 인수한 보험동산(보험 가입된 자동차, 가구 등 부동산 외의 물건)을 판매자와 구매자의 실명과 거래 이력 등을 IT정보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함으로서 깨끗하고 투명한 거래가 보장된다. 보험회사는 현물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의 형태로 보험동산을 인수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 직원들이 불법 상거래에 직간접적인 개입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채권자로서 고유한 권리와 편리성만 갖고 불필요한 의무와 불법이 사라진다.

보험동산에 채권대위를 도입하게 되면 재화가치가 풍부한 보험동산들이 모두 양성화된다. 안전한 동산 거래가 가능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난다. 기존처럼 잔존물이라는 미명으로 보험동산의 존재를 축소 은폐할 이유도 없다. 또한 부적절한 상거래의 노출을 막기 위하여 보안점검이란 미명으로 거래하는 소기업을 감시하던 행위도 사라진다. 보험금 지급과 손해관리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에 기여하게 되고 그 효과로 보험료가 떨어져 소비자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또한, 보험회사가 유통에 직간접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현금을 회수할 수 있게 돼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획기적인 투명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더 나아가 건실한 동산 거래 중소기업이 육성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대로 바뀌었다 수 십 년 전 낡은 관행과 적폐는 하루 빨리 청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약력>

조 연 행 / 이메일 kicf21@gmail.com

금융소비자연맹 회장(현재)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보험개발원 소비자약관평가위원

한국소비자중앙생활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부이사

교보생명 상품개발담당팀 팀장,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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