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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가벼운 산은 이동걸 회장, 정책도 '오락가락'...노조 "대국민 사기극" 비난
입 가벼운 산은 이동걸 회장, 정책도 '오락가락'...노조 "대국민 사기극" 비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2.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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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반대하던 한국GM 법인 분리 찬성 돌아서...국민 혈세, 직원들에 '선물공세'로 방만경영 지적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올해 국정감사 당시 “대우건설을 인수해서는 안 되는 회사”라고 문제발언을 해 언행이 가벼운 것으로 알려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그동안 ‘철수’ 논란 속에 추진됐던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확정하는 등 정책마저도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한국GM 노조가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반대를 대의명분으로 삼고 강경 파업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동걸 회장의 방만경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 내년 예산이 부족하다며 5000억원에 달하는 출자를 받고도 임직원 선물에는 4억원이 넘는 돈을 들인 탓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철수’ 논란 속에 추진됐던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가 확정됐다. 그동안 법인 분리에 반대해왔던 산업은행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노조 측은 파업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GM은 먼날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고 연구개발 법인(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신설 안건을 의결했다.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의결된 것은 산업은행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GM의 법인분리 강행을 막기 위해 해당 안건이 통과된 한국GM 주주총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신청을 제출했으며, 지난 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일부 인용하면서 법인분리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국GM 노조, 법인분리 저지 위해  ‘파업’ 초강수..."GM, 결국 한국기지 철수할 것" 주장 

GM의 독단적인 행보를 견제해온 산은은 최근 한국GM이 제출한 연구개발 법인 사업계획서를 전문 용역기관에 맡겨 검토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M의 법인분리가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가 향후 한국기지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핵심인 연구개발 분야는 법인 분리로 이익은 GM 본사가 챙기는 한편, 한국에는 껍데기뿐인 생산·판매기지만 유지하다 결국 한국에서 철수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GM은 호주 등에서 생산기지 유지를 약속하며 정부 지원을 받은 뒤 결국 일방적인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64억달러를 투자한 기업이 껍데기만 둘 거라고 예단한 것은 무리라고 보고, 그에 걸맞은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10년 동안 생산법인과 연구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그 이후를 보장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연구개발 법인 분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8일 입장문에서 GM과 산은의 연구개발 법인 분리 합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이날 한국GM 노조 조합원 1만1000명이 전반 조와 후반 조로 나눠 4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전반조 조합원은 이날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파업을 진행했다. 후반조 조합원은 당일 오후 8시20분부터 다음날 오전 0시20분까지 파업하기로 했다.

한국GM 노조가 불법 파업에 나서는 것은 R&D 법인 분리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R&D 부문만 남겨 두고 한국 생산 공장을 폐쇄·매각하기 위한 절차”라고 주장한다.

R&D 법인이 생기면 단일 정규직 노조가 2개로 쪼개지는 것도 노조 측에는 아킬레스건이다. 한국GM 노조는 “현행법상 신설법인은 기존 단체협약 승계 의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노조를 분산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한다.

산은 방만경영...연말 임직원에 줄 영화 티켓-케이크 교환권 구매 등 4억3800만여원 책정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방만경영이 심각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 연말 임직원에 줄 영화 티켓과 케이크 교환권 구매 등에 4억3800만여원을 책정하는 등 예산 지출을 계획했다.

이 계획은 이달 내로 실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역을 보면 영화 티켓 3만4271매 구입에 2억7416만원, 케이크 교환권 1만8248매 구입에 1억6423만원을 각각 배정했다. 산은의 전체 임직원은 약 3323명이다. 직원 1인당 영화 티켓 10장, 케이크 교환권 6장 등이 각각 돌아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산은의 방만경영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실상 국민의 혈세를 산은 직원들에게 선물로 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또 경기 하남시 연수원을 새롭게 짓겠다며 약 177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연수원 신설 공사를 추진해 비판을 사왔다. 감독 부처인 금융위의 행보는 더욱 가관이다. 산은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태도에 관할 부처인 금융위는 산은의 경영실적에 A 등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은 직원은 월급 180%, 이동걸 회장은 연봉의 100%를 각각 성과급으로 챙길 수 있게 됐다.

산은은 지난 2015년 C등급, 2016년 B등급을 받았다가 올 8월 마무리된 2017년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회복했다. 산은은 내년 예산을 요구하면서 산업구조조정과 혁신기업 지원에 필요하다며 6000억원의 증자를 요청해 이 중 5000억원을 수혈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구조조정을 잘해 회수금액을 늘리면 예산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재검토’ 의견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냈다. 그러나 ‘정권 실세’로 통하는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직접 기획재정부 등에 호소해 이뤄낸 결과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산은 관계자는 "복지 예산으로 올해 초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철회는 불가능하다"며 "'공기업 경영정상화 가이드 라인'에도 포함이 돼 있다. 방만경영이 아니냐는 비판도 알고 있다. 2014년부 보다 복지 예산이 반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 최대 주주로서 졸지에 대우건설을 ‘인수해선 안 될 회사’ 낙인 찍어 대형 수주 실패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0월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이 “오전 국정감사 당시 KDB생명을 인수해서는 안 되는 회사라고 답변했다. (인수해선 안 될 회사를 인수한 적이) 처음은 아니지 않냐”고 질문하자 “수도 없이 많다.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50.75%)인 산업은행의 수장이 졸지에 대우건설을 ‘인수해선 안 될 회사’로 낙인을 찍어버린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주인이자 앞으로 대우건설의 가치를 올려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 매각 주체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발언이 최근 대우건설의 1조원짜리 대형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한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일 1조원대로 알려진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단지 재건축의 시공사가 선정됐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움이 대우건설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GS·현대산업 컨소시움 측이 이동걸 회장의 발언을 이용해 수주전에 활용했고, 이것이 시공사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이 책임 회피에 급급해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번 수주전에서 상대방이 이 발언을 이용해 승리하고 대우건설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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