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LG생활건강에 이어 LG전자도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하청업체를 많이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못지않게 불공정거래 사례가 많아 ‘갑질백화점’을 방불케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본부장 추혜선 국회의원)가 최근 개최한 ‘갑질’ 피해 중소기업증언대회에서 LG전자가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일률적인 단가 인하를 요구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회에서 이동통신 단말기제품 재생 업무 하청을 맡고 있는 협력업체인 '모바일솔루션' 관계자는 LG전자가 단말기의 전원꺼짐 현상으로 논란이 일자 모바일솔루션 측에 작업공간과 인원을 대폭 늘리라고 했다가 단말기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횡포를 부렸다고 폭로했다.
LG전자 하청사 생산능력 증대시키고는 물량줄자 일방적 계약해지
LG전자측은 지난 2016년 3월 당시 스마트폰 G4에서 메인보드에 문제로 전원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자 재생업무를 맡은 모바일솔루션에게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이 회사는 작업공간을 약 200평에서 400평으로 두 배, 인원도 20명에서 72명으로 세배 이상 늘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G전자 측은 G4 등의 단말기가 인기를 잃어가면 판매 부진에 빠지자 최근 물량감소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 LG전자로부터 올해 5월 1일 물량 감소를 이유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LG전자는 정확한 해지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정식 서면도 아닌 실무자인 담당 대리의 이메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왔다”며 “당사가 계약해지의 부당함을 주장하자 LG전자는 11월까지 유예조치 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LG전자가 단가후려치기도 일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LG전자는 일방적으로 기존단가보다 약 75% 낮게 제안하기도 하는가 하면 부품교체 작업에 대해 일방적 단가 제시 후 일부만 지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이영 대표는 이로 인해 1억3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LG전자를 믿고 사업을 규모를 늘렸는데 해지 사유를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며 "수급사업자별로 원가구조가 다름에도 합리적인 산출근거 없이 원사업자가 일률적으로 단가를 인하한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전적 손실 못지않게 15년간 거래를 유지해온 LG전자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갑질로 70여명 직원이 퇴사한 데 이어 우리의 전문 기술 인력이 미국·호주로 유출돼 우리 스마트폰 기술 기반이 무너진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갑의 횡포'로 가맹점 고사위기로 몰아
LG그룹 계열사의 갑질은 LG전자말고도 LG생활건강과 LG화학 등에서도 잦아 가맹점이나 협력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화장품경영’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온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LG생건)은 가맹점에 대한 ‘갑질’로 이들과 풀 수 없는 갈등에 휘말렸다.
LG생건의 로드숍 더페이스샵 점주들은 최근 두차례에 걸쳐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에서 집회를 열고 "LG생활건강이 말로만 정도·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차석용 부회장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생건 광화문 사옥서 규탄집회를 가진 가맹점주들이 손에 든 피켓에는 ‘정도경영 윤리경영 가맹점은 속아왔다’ ‘생활고에 피마른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LG생건의 대한 갑질은 가히 악질적이었다고 가맹점주들은 서슴없이 주장한다. 이들은 LG생건이 마치 점주들을 상대로 마른 걸레 쥐어짜듯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한다.점주들은 과도한 세일에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LG생건 본사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업소들 간 세일 경쟁을 유도, 사실상 세일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마켓과의 제품 공급가 차별은 가맹본부가 세일을 하면할수록 오프라인 업소는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가맹점주들은 하소연한다. 박리다매 식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제품을 밀어내다보니 오프라인 업소들은 세일을 해도 가격 경쟁에서 당할 수가 없어 적자누증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한다.
설상가상, 세일로 인해 차감된 판매금액을 점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포인트, 즉 ‘사이버머니’로 지급해 주는 과정에서 부가세, 카드수수료 등을 일방적으로 떠넘겨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점주들은 주장한다. 뿐더러 가맹점 매출 대비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제품 매입률 미달 시 반성문 성격의 사유서 강요, 시위 점주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겁박하는 등 LG생건이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폭로했다.
LG그룹계열사들의 드러나지 않는 하청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은 다양하고 많다. 국회정무위 소속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30대 기업집단 중 기업별 법 위반 횟수는 현대자동차가 총 20회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LG그룹도 16회로 현대차그룹 못지않았다. 실제 드러나지 않는 대기업들의 갑질이 너무 많아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LG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갑질에 대해 공정위가 보다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재도 ‘솜방망이’ 수준에서 벗어나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중소상공인들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