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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중기보다 임금 46% 더 받는다
대기업이 중기보다 임금 46% 더 받는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12.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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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경제연구 '노동시장 이중구조 정책대응' 보고서...노동시장 경직성 깨야 임금격차 해소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기자]  대기업 근로자가 중소기업보다 임금을 46%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간한 BOK경제연구에 실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정책대응: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전병유 한신대 교수, 황인도 전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광용 부연구위원 작성)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됐다.

보고서가 고용노동부의 임금구조 기본조사 등을 토대로 1980~2014년 300인 이상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추정한 결과 양 집단간 임금격차가 1987년 이전에는 1.1배 정도였으나 2014년에는 1.7배로 치솟았다.1987년에는 전국적인 노동자 파업투쟁이 일어나면서 노조 결성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의 임금 프리미엄 추정치는 같은 기간 6.3%에서 46.1%로 대폭 확대됐다. 주요 인적자본 요소(성, 연령, 학력 등)가 동일하다면 대기업 근로자가 증소기업보다 46% 더 받는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층 사다리'도 약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 1년 이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2004~2005년 3.6%에서 2015~2016년 2.0%로 하락했다. 또 정규직 진입장벽도 높아졌다.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5.6%에서 4.9%로 떨어졌다. 진입로가 비좁아 진출이 어려운 1차 노동시장의 임금만 치솟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려면 1차 노동시장의 유연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중구조 정도가 각기 다른 스페인,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의 정책에서 해법을 모색했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의 '연대임금정책'을 펼친 스웨덴, 사회적 협약을 거쳐 '유연안정성 모델'을 세운 네덜란드 사례에 비춰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착한 경우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노사정 등 사회의 모든 당사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해고와 같은 당장 사회적 저항이 높은 제도보다는 호봉제 폐지 등 임금이나 직무체계 개선부터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무늬만 연봉제' 형식의 임금 개편이 아닌 직무, 직능, 생산성을 반영하는 '직무형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임금격차를 직무별, 숙련별로 공개하는 '정공법'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나면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임금격차 해소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기업 차원이 아닌 사업이나 업종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산별교섭, 단체협약 효력확장, 개별임금방식 등 다양한 방안들이 실험적으로 도입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대기업 독점 규제 등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과 2차 노동시장 안전도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대부분 영세기업이나 자영업 부문에 속해있어 최저임금과 같은 가격정책으로 인한 구조조정 효과를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규제 정책과 보호 정책을 적절히 배칭하고 사회보험 사각지대 축소, 보편적 소득지원 제도 정착 등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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