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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납품 중소기업은 '영원한 봉'…여전한 '갑질'에 '상생'은 실종
백화점 납품 중소기업은 '영원한 봉'…여전한 '갑질'에 '상생'은 실종
  • 손진주 기자
  • 승인 2018.09.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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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 수수료율 27.7%로 0.3%포인트 상승에 인테리어 등 추가비용도 150만원 올라
의류 잡화 수수료 30%넘는데 공정위 발표 믿기 어려워…상생대책 '홍보용'에 그쳐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 기자] 백화점들이 납품업체들과 상생을 약속하지만 실천은 하지 않고 말 뿐이고 오히려 ‘갑질’은 더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납품업체들로부터 받은 판매수수료율은 오르고, 인테리어비·판촉비 등의 추가비용도 더 받아간 것으로 밝혀져 우월적 지위에 의한 ‘갑의 횡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위원장 김상조)가 27일 발표한 ‘2017년도 백화점·텔레비전홈쇼핑·대형마트·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별 판매수수료율’ 조사 결과를 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7개 백화점의 명목 수수료율(품목별 판매수수료율 단순 평균)은 지난해 평균 27.7%로, 전년의 27.4%에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명목 판매수수료율은  28%로 백화점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백화점의 실질판매수수료율은 평균 2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납품업체의 실질판매수수료율(실질 기준)은 23.1%로 대기업 납품업체의 21.4%보다 1.7%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별 실질 수수료율을 보면 7개 브랜드 평균 실질수수료율은 동아백화점(23.0%)이 가장 높았고 롯데백화점(22.7%)이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 21.9%, NC 21.4%, 신세계 20.6%, 갤러리아 20.2% 등으로 조사됐다.

납품업체들은 판매수수료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 백화점들은 끊임없이 추가비용부담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납품업체들이  인테리어비·판촉비·광고비 등 각종 추가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도 매장당 5430만원으로, 2016년의 5280만원보다 2.8%(150만원) 증가했다.  전체 납품업체 1만5998개가 부담한 추가비용 증가액은 24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납품업체들은 공정위가 의 발표한 백화점들의 판매수수료에 의문을 제기한다. 주요 품목의 판매수수료율은 대부분 30%를 넘는데 명목 판매 수수료율이 27.7%에 이른다는 발표내용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실제 백화점의 주요 품목인 의류·잡화(구두)의 판매수수료는 33~37%에 이른다.

중소납품업체들은 높은 판매수수료 말고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수수료 차이나 할인행사 등으로도 손해는 더 크다고 호소한다. 백화점들이 할인행사 때는 판매수수료율을 3%포인트 정도 내려주지만 대폭할인에 따른 판매액 감소를 감안하면 남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한 납품업체 대표는 “영세업체들의 수수료율은 30%가 넘는데 대기업이 납품하는 전자제품은 수수료율이 한자리에 그쳐 너무 차이가 난다며 중소납품업체는 사실상 봉이다.”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고가품이고 고객유치효과가 큰 메리트를 부인할 수는 업지만, 해외명품은 아예 수수료가 없다”고 덧 붙였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백화점들은 걸핏하면 상생을 홍보한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물론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질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자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도 잇달아 상생경영 실천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발표를 보면 이들은 말로만 상생을  외쳤지 실제로는 끊임없이 갑질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자료)
▲(공정위 자료)

한편  공정위가 백화점·홈쇼핑·대형마트(온·오프라인)·온라인몰 등 5개 업종 19개사 23개 브랜드의 지난해 판매 수수료율을 조사한 결과,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부과한 평균 판매 수수료율이 TV홈쇼핑(29.8%), 오프라인 대형마트(21.7%), 백화점(21.6%), 온라인 대형마트(15.8%), 온라인몰(10.9%) 순으로 높았다.  판매 수수료는 납품업체가 납품한 물건의 매출에 대해 유통업체가 일정 비율을 대가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TV홈쇼핑 7개 브랜드 중에는 CJ오쇼핑(32.1%), NS홈쇼핑(31.9%), 롯데홈쇼핑(31.2%). 현대홈쇼핑(30.4%), GS홈쇼핑(28.8%), 홈앤쇼핑(27.5%), 아임홈쇼핑(22.0%) 등으로 실질 수수료율이 높았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3개 브랜드에서는 이마트(22.2%), 홈플러스(21.7%), 롯데마트(20.9%) 순으로 높았고 온라인 대형마트의 경우 이마트(16.3%), 홈플러스(14.6%), 롯데마트(7.6%) 순으로 높았다.

상품군별 실질수수료율을 보면 건강식품과 란제리·모피가 높은 반면, 디지털기기, 대형가전 등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셔츠·넥타이(27.3%), 여성정장(26.9%), 남성캐주얼(26.3%), 주방용품(25.4%) 등의 순으로 높았고 디지털기기(7.9%), 도서·음반·악기(9.6%), 문구·완구(14.0%), 해외명품(15.2%) 등으로 낮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납품업체의 실질적인 협상력 제고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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