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불러온 소득주도성장
총체적 난국 불러온 소득주도성장
  • 류동길
  • 승인 2018.09.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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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일자리 참사에 이어 소득분배까지 악화되고 실업자는 넘쳐난다. 최저임금 발(發) 충격의 확산이다. 그 충격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특히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소득분배 악화는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상황을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정책의 강행이다. 그런데도 일자리와 소득분배 악화는 최저임금 탓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 흐름과 반대로 가고 있는 이런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혹시 통계의 오류인가. 그래서 통계청장을 경질한 것인가.

진단이 잘못되면 대책 역시 잘못되기 십상이다. 정부는 방향선회는커녕 이미 탈 많은 소득주도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고 한다. 문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는 소득 늘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의 경제지표는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과 평가다. “최저임금 급등에 죽을 맛”이라며 분노를 분출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와 외치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는 것인가. 곳곳에서 아우성인데도 최저임금의 긍정효과를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은 오기처럼 비쳐진다. 정책은 실험대상이 아니다. 무슨 고지탈환작전도 아니다.

장하성 실장은 "연말이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가을에 수확하려면 봄에 씨앗 뿌려놓고 기다려야한다. 그러나 엉뚱한 씨앗을 뿌려놓았다면 기다리는 건 시간만 낭비하고 농사는 망친다.

정책이 잘못돼 상황이 나빠졌을 때 대응하는 방법에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먼저 전(前)정부 또는 전임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 다음은 언론에 책임을 돌리고 그래도 사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가 만든 말이지만 생각해보면 의미가 없지 않다. 정권을 잡았으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와 결의쯤은 있어야지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겁하다 못해 스스로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과거 정책이 잘못된 것이면 바로 잡으면 되는 것이고 좋은 것이면 이어가면 되는 것이지 남 탓하며 책임회피할 일은 아니다.

경제정책의 사령탑은 어디인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에 경제정책의 평가를 두고 이견이 비쳐지는가하면 두 사람이 만나는 게 뉴스가 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당국자 간에 손발이 안 맞는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우리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건 경제를 끌고 갈 성장엔진이 없다는 점이다. 생산성을 생각하지 않고 임금을 올리거나 세금을 풀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계속하면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는 사라진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7% 대폭 늘여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방어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공무원을 많이 뽑고 공공 일자리를 대폭 늘리려는 것이다. 정책실패를 돈을 풀어 메우려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한다. 소득주도는 세금주도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예산팽창은 국민의 부담을 늘리고 국가의 재정위기를 초래한다. 재정건전성이 문제로 불거질 때는 상황이 악화된 이후라 이미 때는 늦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사실을 언제까지 강조해야하나. 현재 모든 업종에서 일자리 풍년인 미국은 기업을 뛰게 해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적이지 않고 민간기업의 일자리를 줄인다. 지금 어렵더라도 희망이 있고 가능성이 보이면 어떤 어려움도 기꺼이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참고 견디면 상황이 좋아지고 좋은 날이 오는가.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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