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세계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G2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6일 오전 0시01분(미 동부시간)을 기해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발효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12시 5분(중국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국가 핵심 이익과 국민들의 전체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같은 규모인 34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 545개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고율관세 부과 정책이 당초 의도와는 달리 미국의 제조업과 농업에 큰 타격을 입히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들을 제기했다.
미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앨든 선임연구원 역시 미중무역전쟁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어떻게 끝이 날지 알 수 없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린 문제다. 트럼프 참모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학자들은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보호해 주겠다고 말해온 제조업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층으로 알려진 농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장하는 보복관세 목록에는 대두 등 농축산품이 대거 포함돼있다. 이민정책, 멕시코장벽 등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적 정책을 지지해온 농민들도 무역전쟁으로 수입이 급감할 경우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미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번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보복관세 조치를 취할 경우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루이지애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루이지애나는 매년 56억 달러 규모의 대두와 4500만 달러의 옥수수, 4300만 달러 규모의 수수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루이지애나는 약 57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출에 피해를 입게 된다.
이밖에도 중국의 보복관세에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워싱턴, 일리노이 등 농산물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주들이다. 워싱턴은 매년 약 37억 달러 규모의 대두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리노이도 약 13억 달러 규모의 대두와 1억3300만 달러 규모의 잡곡류를 수출 중이다.
미국의 대중 관세조치가 단순히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 중국을 향해 휘두른 칼이 오히려 미국에 닿을 수 있다는 주변의 경고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