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킨 '새우'의 종말..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포기
'고래' 삼킨 '새우'의 종말..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포기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2.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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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포기..미처 파악못한 해외손실 발생 뒤늦게 알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를 받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대우건설을 포함해 그동안 잦은 인수와 포기를 번복한 호반건설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과거 금호산업과 동부건설, SK증권 등 굵직한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다가 막판에 발을 뺐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8일 더이상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자로 선정된 지 불과 9일 만으로 회사측은 이날 오전 산업은행에 인수 절차 중단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호반건설이 야심차기 추진해온 대우건설을 포기하기로 한데는 전날인 7일 대우건설이 발표한 연간 실적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대규모 해외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대우건설은 연간 실적 발표를 통해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해 재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히고 지난해 4분기 실적에 3천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특히, 호반건설은 모로코 손실 뿐 아니라 대우건설이 진행중인 세계 곳곳의 건설 현장에서 추후 돌출할 수 있는 해외 잠재 부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호반건설측은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진행했고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지에서 국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작년 3분기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단독 응찰했으며, 이번 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해외건설 경험이 없는 호반건설에 해외부실 리스크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로코 발전소 손실액 3000억원은 1년 매출이 1조2000억원 수준인 호반건설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이른다.

앞으로 더 큰 문제는 해외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현장에는 사고 등 돌발 상황들이 늘 잠재해 있고, 많은 건설사가 해외부실을 인지한 순간 사후 반영해 예측도 불가능하다. 가뜩이나 대우건설은 해외 현장이 많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 해외수주 잔액은 5조1449억원이며, 중동이 2조7267억원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이어 아프리카 1조4896억원(29%), 아시아 9171억원(17.8%), 남미 115억원(0.2%) 순이다.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재정이 어려워 해당 국가가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아 납기일이 지난 프로젝트도 5건이나 된다. 대우건설은 “이번 부실은 발전소 시운전 중 주요 기자재 파손으로 조달비용이 추가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며, 현재 파악된 추가 부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매각은 당분간 재추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추가 부실 우려를 감내하고 매수자로 선뜻 나설 회사가 없어서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 책임론도 불거진다. 산업은행은 매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실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재매각 추진 등은 앞으로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뿐 아니라 그동안 추진한 굵직한 M&A건을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했을 때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끝내 매각을 종결시키지 못했다. KDB생명도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끝내 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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