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대규모 자산축소에 시동을 건다. 보유했던 4조2000억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이나 채권을 처분해 시장에 풀린 돈을 다시 빨아들인다는 얘기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오는 20일 4조2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서서히 축소시키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의도적인 축소가 아니라 만기가 돌아온 증권을 다시 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까진 시장이 잠잠하지만 자산 축소가 시작될경우 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역대 최대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줄 충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자산축소가 성공하게 되면 그동안 부동산, 제조업,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줘왔던 저금리 실험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시장 충격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최근 팽창가도를 달리고 있는 주요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
제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3개월 안에 보유자산을 축사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복수의 위원들이 이 제안에 동의하면서 9월께 연준이 자산축소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론화됐다.
현재 연준 보유자산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4조4712억달러(약 5053조8000억 원)이다. 미국 국체(2조40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1조 8000억 달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유비중으로 따지면 연준이 미국 국채의 29%를, 주택저당증권의 17%를 보유하고 있다.
연준이 이처럼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게 된것은 저금리 정책에도 시장에 돈이 돌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을 풀기 위해 자산을 마구 사들이자 2008년 8월 9000억 달러 미만이었던 보유자산은 3개월만에 2조2000억달러로 뛰었다.
연준은 만기 도래 채권을 그대로 놓아두는 방식으로 자산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처음에는 매달 MBS 40억 달러, 국채 60억 달러 감소로 시작해 분기마다 규모를 늘려나가며 최종 단계에서는 매달 축소규모를 MBS 200억 달러, 국채 300억 달러로 늘려 6년 가량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