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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최악의 실적에도 '神의 직장'
산은·수은, 최악의 실적에도 '神의 직장'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2.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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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허리띠 졸라매는데 복리후생비 각각 10.7%, 5.3% 늘려

 
한국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과 KDB산업은행(행장 이동걸)이 최악의 실적 부진 속에서도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연봉 지출을 늘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선업계 부실 여파에 회사는 적자의 늪에 빠질 위기에 처했지만, 정작 내부 직원들에겐 여전히 '신의 직장'인 셈이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연결손익계산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17개 시중·지방·특수은행이 지난해 1~3분기 지출한 복리후생비는 8532억원으로 전년 동기(8764억원) 대비 2.6%(232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허리띠를 졸라 매는 상황 속에서도, 수은과 산은은 복리후생 지출을 늘리며 대조를 이뤘다. 수은이 쓴 복리후생비는 62억원으로 같은 기간(56억원) 대비 10.7%(6억원) 늘었다. 산은 역시 1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5.3%(10억원) 증가했다.
 
그렇다고 연봉을 낮춘 것도 아니었다. 특히 수은의 직원 급여 지출은 686억원에서 851억원으로 24.1%(165억원) 급증했다. 전체 조사 대상 은행들의 같은 내역 지출이 73721억원에서 77958억원으로 5.7%(4237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증가폭이다. 산은의 급여 지출도 2296억원에서 2356억원으로 2.6%(60억원) 늘었다.
 
수은과 산은 직원들의 연봉은 국내 공공기관들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 1인 평균 연봉은 수은이 9543만원, 산은이 9385만원에 달했다. 전체 344개 기관 중 각각 상위 6위와 11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반면 두 국책은행의 실적은 말 그대로 최악이다. 수은의 지난해 1~3분기 사이에만 무려 88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역시 10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은의 성적이 이처럼 고꾸라진 것은 지난해 산업계를 뒤흔들었던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여파다. 대우조선의 여신 건전성 등급이 하락하고 STX조선의 법정관리에 충당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수은은 지난해 9조원에 달하는 대우조선 여신의 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췄다.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은 1조원이 넘는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놓이면서 '추정손실'로 분류된 13500억원 규모의 여신은 전액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산은도 대우조선과 STX조선 여신에 대해 지난해에만 2조원 넘는 충당금을 책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다른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에는 참여하면서도 정작 스스로에 대한 구조조정은 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보통의 사기업이었다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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