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407명 째 사망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2시24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에서 해양 모듈용 대형 파이프를 이동하던 협력업체 반장 이모씨(43)가 자신이 작업하던 파이프 사이에 끼여 숨졌다.
현대중공업노조에 따르면 해당대형파이프는 무게 10.584t, 길이 13.197m 지름 1067mm의 대형 쇠파이프로 키가 187cm인 재해자도 한 순간에 숨을 멈추게 할 만큼 육중한 무게였다.
함께 작업을 했던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가 나기전 재해자와 목격자를 포함한 작업자 4명이 달려들어 파이프를 굴리려고 했으나 움직이지 않았고, 이에 지게차를 요청하고 기다리던 중 재해자가 브레이스 고임목(고정 받침대)을 빼려고 파이프 사이로 들어갔다가 고인목을 빼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진술됐다.
이씨는 2시30분에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2시47분 사망진단이 내려졌다.
병원 측은 재해자가 늑골골절에 의한 흉부대동맥 파열과 기도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앞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계열에서는 지난해에만 14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사내 협력사 173개사에 '협력사 전담 안전 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고 운영비를 지원해 협력사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해부터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에 사망한 직원은 하청 노동자"라며 "원가를 절감하고 손쉬운 해고가 가능한 경영방침에 따라 무분별한 사내 하청업체 늘리기가 부른 참사"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