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문형표 이사장 기용은 삼성합병 성사 '반대급부' 주장
지난 8월 말 기준 543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이 정치권 낙하산·'보은인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었다는 정황들에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문형표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그리고 홍 전 본부장 후임인 강면욱 본부장 임명이 청와대 외압에 따른 '낙하산인사'라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28일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국민의당 간사 김경진 의원은 문 이사장 임명에 대해 “삼성 기업합병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압력을 가해 성공한 데 따른 청와대의 보은인사”라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당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그해 연말 국민연금 이사장에 임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이사장 공모 기간이 실제로는 7일로 단기간이었고 응모자는 단 3명이었다. 전임인 최광 이사장 선임 시 12명이 응모한 것과 견줘봤을 때 3명밖에 응모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관 규모나 위상에 맞지 않는 이례적인 경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 이사장 임명 당시에는 공고부터 임용까지 걸린 기간이 27일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문 이사장의 임명이 이례적으로 속전속결로 처리된 것에 대해 “처음부터 문 전 장관을 이사장으로 내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지난해 3월 삼성물산 합병안에 국민연금공단이 반대를 표명하자 7월께 민간 자문위원들에게 전화해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문 이사장 선임에 대해 “삼성 기업합병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압력을 가해 성공시킨데 대한 청와대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문 이사장과 함께 삼성물산 합병에 주도적 역할을 한 홍완선 전 본부장도 임용 과정에서 불거졌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27일 국조특위 위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2013년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선정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홍 전 본부장은 경력 점수에서 60점 만점에 43.43점을 받아 22명의 지원자 중 8위에 그쳤다. 제출서류 검토 의견에서는 평가 난이도 중 ‘상(上)’ 평가를 받은 8명에 포함되지 않고 ‘중(中)’에 그쳤지만,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면접심사에서 87점을 받아 9명 중 2위를 차지했다. 당시 1위는 87.67점을 받은 온기선 전 동양자산 운용 대표였다.
당시 기금이사 추천위원회는 홍 전 본부장과 온기선 후보자 등 상위 4명을 최종 추천 후보로 선정했는데 최광 전 이사장은 2위였던 홍 전 본부장을 최종 낙점했다. 기금운용 관련 경력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홍 전 본부장이 최종 선임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 찬성표를 던진 뒤 최근 평가액으로만 5900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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