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4000억 신한지주사로..소비자 위한 '서비스' 인색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1위 신한카드(사장 위성호/사진)가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고배당을 결정, 파문이 일고 있다. 전년 보다 배당금액을 1000억원 줄인 KB국민카드 등 여타 카드사들과 대비된다. 배당은 주주의 고유권한으로 이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회사들의 몫이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순익이 계속 줄고 있고, 카드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배당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배당규모로 9000억2694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5501억2094만원) 보다 63.6%(3499억600만원) 늘어난 규모다. 배당금은 지분 100%를 소유한 신한금융지주가 전액 수령한다. 당기순익 보다도 약 30%(2052억원) 많은 규모가 배당으로 나가게 된 것. 배당성향은 무려 129.53%를 기록했다. 작년 신한카드 배당성향이 86.6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40% 이상 높아졌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배당성향이 매우 높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배당성향이 100%를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신한카드는 주당 3191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다음 달 28일 배당금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주주에게 배당되는 총 지급액은 4000억5376만원으로 배당성향은 63.82%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이번 배당금 4000억원은 고스란히 신한지주사로 넘어가게 된다.
신한카드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8759억원)보다 14.4% 감소한 74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도 전년도(1조1070억원)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바 있다.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지난 해에도 6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배당성향은 항상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며 "카드업계 모두 허리띠를 조르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인데, 순익의 대부분을 배당하는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다른 카드사의 경우 배당을 하지 않거나 신한카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0%대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배당을 할 경우 자산건전성을 해치거나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오는 4월 21일 상환기일이 돌아오는 LG카드 상환우선주 1조1000억원에 대한 끝맺음이라고 설명했다. LG카드 인수시 다 갚지 못했던 돈을 이번 배당으로 해결한다는 얘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LG카드 인수를 위한 상환우선주 1조1000억원의 상환기일이 오는 4월 21일”이라며 “작년말 기준 신한카드의 조정자기자본이 약 6조원인 가운데 배당금인 9000억원을 제외해도 나쁘지 않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지주사에 대한 후한 인심과는 달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한해 동안 신한카드는 영화관 할인·놀이공원 무료입장 등 서비스를 줄이고, 포인트 적립의 비율도 낮게 책정하는 등 고객에게 제공하던 부가서비스의 절반 가량을 감축하거나 줄일 예정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배당금이 많아지면 카드 사용고객에게 얻은 수익이 고객에게 반영되지 못 할 수 있다"며 "결국 고객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 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가서비스는 축소하고 높은 성향의 배당을 지속하는 건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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