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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他山之石): 오바마 대통령 다시 보자
타산지석(他山之石): 오바마 대통령 다시 보자
  • 김병주
  • 승인 2015.08.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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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칼럼>21세기 아프리카는 바야흐로 떠오르는 대륙이다. 근래 중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연이어 순방하고 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찾았다. 어린 시절 미운 오리새끼였던 그가 이제 봉황새의 모습으로 금의환향해 국가발전의 키워드를 하나하나 짚어가자 청중은 갈채로 응답했다. 해외에서 돋보이는 오바마 위상은 자국내 탄탄한 실적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했다.

  
두어 달 전만해도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보수원리주의가 지배하는 공화당은 고사하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이러한 의회를 상대로 끈질긴 물밑 설득 작업 끝에 통상협상법안을 통과시켰다. 더구나 야당의 주도적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말이다. 오랜 숙제이던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고, 이란과 핵협상도 성사시켰다. 대법원 판결로 ‘오바마 의료법’도 법적 기초가 굳어졌다. 더구나 총기난사 추도식에서 그가 즉흥적으로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인종의 벽을 넘어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고 힐링이었다. 잔여 임기 1년 반 정도의 오바마는 역사상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한 치적을 차분히 쌓아가고 있다.

  
5년 임기 절반을 보낸 서울 정부는 어떠한가? 지난 2년 반을 돌이켜보면 감동과 힐링은 고사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19대 국회가 워낙 민생은 뒷전으로 돌리고 국정 뒷다리 잡기에 몰입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미국의회도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런 의회를 다독거려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리더십이고, 여당의 집안 단속은 당연히 지도자의 몫이다.

  
호수 위에 미끄러지는 백조의 멋진 모습은 수면아래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갈퀴 다리가 있기에 가능하다. 서울의 백조는 다리가 없거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공들여 일한다 해도 항상 외롭게 느껴진다. 오늘 날 꼬이고 꼬인 정국의 뿌리를 파고들면 국회선진화법, 세종시 문제, 좌(左) 클릭 성향의 일부 대선공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미운 오리새끼 시절을 돌이켜 자업자득을 반성해야 백조를 건너 뛰어 봉황새로 승격한다.

  
바꾸고 버려야 한다. 진정 버릴 수 없는 것마저도 버려야 한다. 그것이 수첩이든 사람이든 불문하고 말이다.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은 국민의 이목을 의식해 때로는 진정 아까운 것마저 버리기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고분고분한 인사들을 불러 모아 상명하달식으로 주재하는 회의 연출을 기본적인 소통수단으로 삼아서는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짧지만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머지않아 잠룡들이 기지개켜는 소리가 귓가에 울릴 것이다. 그래도 훗날 국민생활의 풍요를 다짐하기 위해 불가피한 개혁과제들은 제대로 추진하고, 후대의 평가가 그 성과에 따라 좌우된다는 의식에 철저해야 한다. 어차피 외로울 하산 길채비를 지금부터 챙겨도 이르지 않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김병주 ( pjkim@sogang.ac.kr )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재단법인 나눔21 이사장
 
   (전) 한국경제학회 회장
 
   (전)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장
 
   (전)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이사장, 소액서민금융재단 이사장
 
   (전)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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