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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의 함정
중진국의 함정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5.07.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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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GDP, 금융위기 후 첫 감소?

 
최근 중국 경제학계에서 중진국의 함정(middle income trap)’ 논쟁이 치열하다. 중진국의 함정은 세계은행이 지난 2006년 ‘아시아경제발전보고서’에서 처음 제기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1만2000달러인 중소득 국가의 경우 급속한 경제성장률 둔화로 고소득 국가로의 도약에 실패하기 쉽다는 뜻이다.

2차대전 이후 100여개 개발도상국 중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나라는 산유국과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한국 일본 대만 세 곳뿐이다. 작년부터 경제성장률이 급속하게 둔화되자 중국도 과거 대다수 개발도상국처럼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이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을 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는 이른바 선진국의 상징이다. 인구가 5,000만명이 넘는 나라 중 3만달러를 넘어선 곳은 미국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6개국 뿐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 처음 2만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는 ‘4만달러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3만달러의 벽을 못 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 주저앉는 중진국의 함정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당장 올해 국민소득도 3만달러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7600달러로 작년(28180달러)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27일 내놨다. 예상대로라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과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후퇴하는 셈이 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도 이날 1인당 국민소득이 2017년은 돼야 3만달러, 2023년에 4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4만달러에 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2만달러에서 4만달러 달성까지 평균 13.6년 걸렸지만, 우리는 17년이나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노동력이 감소되고 물가상승률마저 0%대에 머무르면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출산의 심화는 사회 전체적으로 고령화의 속도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노동력 공급 부족을 낳고, 다시 노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면 소비는 위축된다.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153.59%에서 20222.9%로 떨어지고, 2034년에는 1.91%로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저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득 정체를 불러 국민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는 우려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은 2012(2.3%)2013(2.9%)에 이어 올해도 3%에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은 2차대전 이후 출산율이 꾸준히 하락한 일본에서 관찰됐다. 한국이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원동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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