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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금융사고에 금감원도 '그로기'
잇단 금융사고에 금감원도 '그로기'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5.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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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질 때마다 밤낮없이 야근에 또 특근 ..

최근 금융사고가 잦은 가운데 금감원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져 있다고.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 대응과 금감원 쇄신책 천명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휴일 출근, 밤샘 근무는 언젠가부터 기본이다. 한밤중에도 대부분 사무실의 불이 켜진 금감원에서는 점심보다 저녁 시간의 구내식당 이용률이 높다. 금감원의 고참들은 "늘 있었던 일"이라면서도 "신입 직원들은 정시 퇴근이 없는 문화를 혼란스러워하는 듯하다"고 걱정하고 있다.

현업을 떠난 파견 업무가 잦아진 점도 애로사항이다. 2만개가 넘는 동양 녹취록 분석에 70여명을 투입했던 때는 팀원을 절반 이상 잃어버린 팀장이 속출했다. 직원 설문조사를 하려 했는데 대다수가 현장에 있어 쑥스럽게 무산된 적도 있다. 현재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도 청해진해운 및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여신·외환·회계·보험 관련 문제 긴급점검에 직원 156명이 투입된 상태다. 이들 대부분은 파견 업무뿐 아니라 원래 맡았던 일도 투트랙으로 돌보고 있다.

심각한 노동 강도는 임원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B부원장은 KB국민은행의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검사를 지시하던 당시 귀가를 하지 않고 본인 집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했다. 이달 초 석가탄신일까지 이어진 긴 연휴가 끝난 뒤 금감원 직원들 간에는 서로 "연휴에 무얼 하셨느냐"는 인사가 없었다. 연휴 기간 금감원에는 매일 200명에서 300명의 직원이 출근해 있었다. 임원이 자리에 나오니 국장이 출근하고, 국장이 출근하니 팀장과 실무진이 집에 있을 수 없었다.

사태의 저간에는 사실 최수현 원장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다. 취임 후 굵직한 현안들에 유독 많이 부딪힌 최 원장은 직원들에게 더욱 빈틈없는 파수꾼 역할을 독려하고 있다. 기동타격대식 암행감찰 확대, 기획검사국 신설 등 당국의 쇄신책도 자주 공표했다. 악역을 자처한 주마가편에는 '국민적 눈높이'라는 대의가 있다. 최 원장은  "사회의 온갖 이슈가 금융과 연결된 시대"라며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금융 당국의 책무는 상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 직원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다. 금감원 조영균 노조위원장은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올 초 노조위원장에 당선되자마자 임원진에 거침없이 연도별 사망자 현황을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자세한 숫자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제조업 현장도 아닌데 해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재해 여부를 선명히 따지긴 어렵겠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로기 상태에 달한 금감원의 피로와 사기 저하는 대국민 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제기된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시대적 요구를 따르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는 경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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