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의 입원 이후 재계의 후계구도가 연일 가시화하는 조짐이다.
효성가(家) 장남 조현준 사장의 효성 지분이 10%대를 넘어섰다. 셋째 조현상 부사장과 함께 ‘2파전’으로 굳혀진 효성가의 경영권 승계가 다시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 사장(전략본부장 겸 섬유·정보통신 PG장)은 지난 4월 29일과 30일, 5월 2일간 3일에 걸쳐 총 3만7700주를 장내 매수하며 효성 지분율을 기존 9.95%에서 10.06%로 0.11% 높였다. 조 사장은 앞서 지난 2월 6일과 7일에도 총 3만3539주를 취득했다.
조 사장은 현재 조석래 회장에 이어 효성가의 2대 주주다. 조 회장은 현재 지분율이 10.32%로 조 사장보다 0.26% 많다. 조 사장은 현재 전략본부장뿐 아니라 섬유와 정보통신 PG장, 효성ITX와 노틸러스 효성 등 그룹 경영 전반에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장남으로서 향후 후계자 구도에서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부친 조석래 회장의 뒤를 이어 오는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경제인회의에도 참석한다
반면 효성가 셋째인 조현상 부사장(산업자재 PG장) 역시 조현준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조 부사장은 현재 지분율이 9.18%를 기록 중이다. 그는 최근 효성과 노틸러스 효성의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향후 후계자 구도의 한축을 담당한다. 다만 조 부사장은 지난 2월 6일 3만9500주를 매입하고 나서 최근까지 지분율이 변동이 없다.
앞서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해 2월 돌연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주식을 매각, 경영권 승계는 장남과 셋째의 ‘2파전’ 양상이다.
한편 효성그룹은 지난해 9월 본격화된 회삿돈 수백억원의 횡령·배임·탈세 등 비리 의혹 수사과정에서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이 불구속기소됐고, 조현문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