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총기 규제안을 발표를 앞두고, 미국총기협회(NRA)가 오바마 대통령의 딸 2명을 거론한 인신공격적 동영상 광고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달 발생한 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학교를 총기금지구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NRA는 학교에 무장경비원을 배치할 것을 지지하며, 35초짜리 광고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엘리트의식이 강한 위선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NRA가 인터넷과 TV를 통해 공개한 이 광고는 "대통령 자녀가 당신 자녀보다 중요합니까?" 그럼 오바마 대통령은 왜 자신의 자녀들은 학교에서도 무장경호원의 경호를 받게 하면서, 우리 학교의 무장경비원 배치에 대해 회의적입니까?"라고 반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딸 말리아(14)와 사샤(11)는 워싱턴에 있는 사립학교에 다니며 미 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 소속 무장경호원의 경호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총기규제 지지자 마이클 너터 필라델피아 시장은 이날 열린 민주당 주최 의회청문회에서 "NRA가 또 엄청난 저질 여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이 광고는 즉시 삭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기자인 데이비드 프럼도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에서 "NRA가 대통령 가족를 비아냥거리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도 16일 이 광고의 비난여론에 합세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인 대다수가 대통령 자녀를 정치 싸움의 노리개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대통령 자녀의 신변안전을 인신공격성 광고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대단히 불쾌하고 비겁하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NRA도 반박에 나섰다. 데이비드 킨 NRA 회장은 현지 시사주간지 내셔널 리뷰에서 "우리는 대통령 딸들의 이름을 거론하지도 또 그들을 비난하지도 않았다"며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반 사람들의 자녀도 경호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생각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