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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보험사편?.. 자기부담금, 정비업계 타협안 '거부'
금융당국은 보험사편?.. 자기부담금, 정비업계 타협안 '거부'
  • 부종일 기자
  • 승인 2013.01.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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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수리시 자기부담금 5만원에서 최대 50만원으로 "10배 뻥튀기".. 보험사 배만 불려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사 부실화를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지난 2011년부터 시행중인 차량수리시 자기부담금을 정률제(비례공제방식)로 하는 제도가 보험소비자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제도 보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당국은 사고차량 과잉수리로 인한 수리비 허위∙과다 청구는 보험사기라며 정비업계가 타협안으로 내놓은 지난 2010년 시행됐던 정액제를 거부하고 있다.

 
정비업계에서 요구하는 정액제는 현행 무조건 사고차량 수리시 총액의 20%를 자기부담금으로 부담하지 않고 소비자가 할증기준을 선택해 자차부담금을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 수리비가 50만원 초과로 발생하는 모든 건에 대해 할증처리했던 것을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할증기준을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 초과로 나누는 방식이다. 과거 소비자들이 수리비가 50만원이 넘어가면 수리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보완한 것이다.

단 자기부담금은 기존처럼 최소 5만원부터 자기 의사에 따라 정액 지불해 나머지는 보험 처리하는 방식이지만 고객 대다수는 5만원만 내는 것으로 설정해왔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된 정률제는 할증기준을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 초과로 설정한 경우 수리비가 각각 최저 자기부담금 한도인 5만원, 10만원, 15만원, 20만원 밑으로 나와도 5만원, 10만원, 15만원, 20만원을 낸다. 그러나 자기부담금으로 최고 50만원 이상은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차량 수리시 250만원 이하의 비용이 발생하면 총수리비의 20%를 자기부담금으로 부담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차량 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오면 자기부담금은 20%인 40만원을 내고 만약 수리비가 300만원이 나오면 60만원을 내야 하지만 50만원 한도이므로 50만원만 내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자기부담금으로 5만원만 내면 됐던 것에 비해 터무니없는 금액을 납부해야 하므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방침에 대해 사고차량의 과잉수리, 허위∙과다 수리비 청구, 보험사기 등으로 보험금 누수현상이 지속되고 보험사간 과당경쟁으로 초과사업비가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이 만성적인 적자에 직면하게 됐다며 제도 개선의 취지를 밝혔다.  

현장에서는 정비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심하다. 자기부담금이 종전 5만원에서 최대 50만원으로 10배 인상한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정비 수요가 떨어진 것도 한몫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이 이끄는 '자기부담금 정률제 폐지를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본부'측은 "대기업 손해보험사만 배불리는 자기부담금 정률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며 국민의 참여를 호소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금융당국이 자차부담금을 강화해 모럴해저드를 잡으려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며 "소비자 부담과 보험사 이익 사이에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소비자 양자 사이에 균형잡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보험사의 부실화만 막는 조치를 취한 것은 형평을 잃은 처사라는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모럴리스크가 너무 만연해서 자기부담금을 높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험료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비업계에서는 2010년 할증기준을 50만원 이상에서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으로 넓혀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했던 제도를 1년만에 다시 뜯어 고쳐 자기부담금으로 총수리비의 20%를 납부해야 하도록 바꾼 것은 보험사의 손해율을 보전해 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며 금융위원회가 보험사 편을 들어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금융위원회가 구설수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미 공정하고 중립적인 지위를 잃어버렸다고 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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