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들고 고금리에 이자 비용이 3분의 1가량 늘면서 기업의 부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중견기업 774개·중소기업 679개)의 지난해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021년에 비해 1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매출 증가로 2년 연속 순성장했음에도 코로나 기간인 2020년과 2021년 각각 22.7%, 60.8% 증가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규모별로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44.1% 급감했고 중견기업은 9.2% 증가했으며 중소기업은 3.1%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전년보다 10.4% 증가해 총자산 증가율 6.5%를 앞질렀다.
급격히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31.9% 증가하며 조사 대상기업의 이자 비용은 1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5.1배로 전년 10.1배 대비 반토막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하는 등 기업 안정성도 악화됐다.
규모별로 대기업은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른 77.5%, 중견기업은 6.2%포인트 오른 96.2%, 중소기업은 0.4%포인트 오른 44.5%로 각각 집계됐다.
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55.6%로 최근 4년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0.6회로 전년(11.7회)보다 하락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회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