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개선에 발목...1분기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경상수지 적자의 73% 수준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올들어 해외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줄었던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여행수지 적자가 다시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우면서 경상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입은 30억8600만달러, 여행지급은 63억2100만달러로, 32억3500만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적자 규모는 2019년 3분기 32억8000만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최대이며, 1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1분기(-53억14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분기별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19년 4분기 29억3400만달러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사실상 여행이 중단되며 2021∼2022년에는 분기별로 2000만달러 전후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분기 3000만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여행수지 적자가 급증한 것은 유학·연수 수지보다 크게 늘어난 관광수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학·연수 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 6억18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6억5000만달러로 5.2% 증가에 그쳤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같은 기간 17억6100만달러에서 25억8500만달러로 무려 46.8%나 급증했다.
출입국 방역조치 완화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전년 동기(41만명) 대비 1100% 이상 급증한 498만명으로 집계됐다.
방한 외래관광객은 올해 1분기 171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28만명)보다 500% 이상 증가했지만, 해외관광객 증가 폭에 못 미쳤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입국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수는 90만명으로 2019년 4월 대비 55%의 회복률을 나타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24% 회복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급증으로 인한 여행수지 적자가 다시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우면서 경상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1분기(-12억9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1분기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경상수지 적자 규모의 약 73% 수준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