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유럽 성장 개선됐지만…"저성장 고착화 우려"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올해 세계경제가 금융불안에 따른 장기침체와 글로벌 정책공조의 약화로 2.6% 성장할 거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작년 11월 발표한 전망치인 2.4%보다 0.2%p 높아진 것이다. 다만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 같고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2.8%보다는 낮다.
미국의 견고한 고용상황 지속과 양호한 성장을 보인 유럽, 중국의 신속한 리오프닝 전환 등으로 직전 성장률보다 전망치를 소폭 높였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치다.
KIEP는 "0.2%p를 올려도 크게 나아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3.4%였던 데 비춰보면 저성장 고착 우려마저 있다"고 강조했다.
KIEP는 올해 세계경제가 더딘 회복세 가운데 하방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KIEP는 먼저, 금융불안과 신용긴축에 따른 장기 침체 경로를 들었다.
미국 0.6%→1.2%, 유로 지역 0.0%→0.8%, 일본은 1.5%→1.4%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중소형 은행발 금융불안이 미국 및 세계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추가적인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과 금융권 불안, 실물경기로의 전이 및 장기 침체 가능성 우려가 적지 않다"고 KIEP는 지적했다.
이슈별 이합집산과 글로벌 정책공조 약화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국제질서가 중국 부상과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일련의 사건이 상징하듯 미국 중심의 짧은 자유주의 시대에서 이슈별 이합집산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원 환율은 주로 달러화 강세 완화 영향을 받으면서 '상고하저'의 경로를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1.53달러로 전년 대비 하락하겠으나 산유국들의 감산,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으로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견고한 고용시장에도 고금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제시했다. 높은 근원물가와 구매력 회복 지연이 성장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일본은 고용 상황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내수가 경제를 주도하면서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리오프닝과 정책 효과에 힘입어 내수 중심으로 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