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4:40 (금)
[초점] 전격 사퇴한 '김익래 미스테리'...그는 과연 불법행위를 저질렀나?
[초점] 전격 사퇴한 '김익래 미스테리'...그는 과연 불법행위를 저질렀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5.05 16:2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년6월23일부터 20일 연속 다우데이타 주식 장내매수. 그 이전 16년 간은 장내매수 전무. 매각과 증여만
22년6~9월 장내매수 34855주, 매입액 3.66억. 7개월후 최근 대량 장외매각으로 3배 넘는 순수익 남겨
작년 주가급등전 주식매수나 최근 급락전 대량매도 모두 의혹 대상...검찰-금융당국 조사로 불법 여부 판정날 듯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다우키움 그룹 김익래 회장이 주가 폭락 사태 직전 다우 데이타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0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주식시장에서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수한 적이 없던 김 회장이 작년 6~9월 갑자기 16년 만에 34855주의 다우데이타 주식을 저가에 장내 매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김 회장은 22623일부터 720일까지 증권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려 20일 연속 다우데이타 주식을 증시에서 집중적으로 사 모았다. 다우데이타는 다우키움그룹의 주력 기업이자 최상위 지배기업중 하나로,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에 연루됐던 8개 기업중 하나다.

당시 장내매수 가격은 주당 9875~13713원의 저가였다. 그전까지 수년간 큰 변동이 없던 다우데이타 주가는 김 회장의 장내 매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23255000원까지 올랐다. 주가작전 세력들이 다우데이타 주식 등을 대상으로 가격 올리기 작전을 시작한 것은 대체로 작년 10월쯤부터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 회장은 이후 7개월여 동안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다우데이타 주식 등이 폭락하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 420일 보유중이던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주당 43245원에 갑자기 장외(시간외) 매각(블록딜)했다. 이 때문에 주가조작 세력과의 결탁설, 주가조작 사전인지설 등의 의혹을 받으며 키움증권과 함께 현재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키움증권 사옥
▲키움증권 사옥

5일 다우데이타의 각종 공시와 연도별 사업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김 회장은 지난 20068월 다우기술로부터 다우데이타 주식 1100만주를 주당 1490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입, 지분율 49.48%, 다우데이타 최대주주로 처음 올라섰다.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이 주목적이라고 당시에 공시했으며, 매입자금 164억원은 보유 유가증권 매도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회장은 2006년과 2008년 유상증자때 유상신주 취득과 실권주 인수만 했을 뿐 20226월까지 주식시장에서 단 한 주의 다우데이타 주식도 매입한 적이 없었다.

김 회장은 오히려 김동준 대표 등 자신의 아들과 딸들이 최대주주인 이머니에 지난 2020~20214차례에 걸쳐 보유 다우데이타 주식 339만주(지분율 9.29%)4차례에 걸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그 결과 이머니는 다우데이타의 제1 대주주 겸 사실상의 그룹 지주사로 올라섰다.

김 회장은 또 211028일 자신이 보유하던 다우데이타 주식중 200만주(지분 5.22%)를 아들인 김동준(120만주)과 딸들인 김진현, 김진이(각각 40만주씩)에게 증여했다. 증여액은 김동준이 160.8억원, 두 딸이 각각 53.6억원씩이어서 세사람의 증여세 부담은 134억원 정도로 평가됐다.

▲21년10월 김익래 회장의 증여로 인한 다우데이타 최대주주 변경
▲21년10월 김익래 회장의 증여로 인한 다우데이타 최대주주 변경

세 사람은 현재 세무서에 주식 지분 일부를 공탁하고, 증여세를 5년에 걸쳐 연부연납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주가폭락사태가 터졌을 때 키움증권측은 김 회장이 자녀들의 증여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회장이 보유 주식을 이머니에 연쇄 매각하고, 자녀들에 대한 증여, 최근의 대량매각 등이 이어지면서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율은 2006849.48%였던 것이 지금은 23.01%까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자녀들 기업인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율이 31.55%에 달해 다우데이타 지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머니의 최대주주는 자사주(54.82%)이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지분 33.13%를 보유중인 아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사실상 최대주주다. 지분매각과 대량 증여를 통해 이머니의 지주사 체제가 더 공고해졌고, 아들 김동준 대표로의 경영권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년4월20일 기준 다우데이타의 대주주 지분내역
▲23년4월20일 기준 다우데이타의 대주주 지분내역

16년간 주식매입 전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22년 갑자기 20일 연속 주식매입

16년 동안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주식 매입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수 있듯이 김 회장이 갑자기 주식을 사모을 이유는 없어 보였다. 자녀들의 증여세 부담이 걱정이 되었다면 오히려 보유주식을 매각해야 했다.

그런데도 김 회장은 20226월 갑자기 증시에서 다우데이타 주식을 사모으기(장내매수) 시작했다. 김 회장의 주식 장내매수 공시 기록을 보면 226233000주의 다우데이타 보통주를 첫 장내매수했다. 매수단가는 주당 10300. 16년만의 첫 장내매수 기록이었다.

이후 720일까지 증시 개장일 기준으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우데이타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사 모았다. 매수가격은 주당 9875~10867. 720일 이후 두달 남짓 뜸을 들이다가 926일 다시 2000주를 주당 13713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후에는 지금까지 장내매수 기록이 다시 없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3개월간 장내매수한 다우데이타 주식수는 34855, 매입가는 모두 36646만원이었다. 재벌 회장의 주식 매입액 치고는 큰 금액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주식들이 지난 420일 대량 장외매각때 모두 포함됐다면 매각가는 15730만원. 7개월여만에 114084만원의 매각차익을 남긴 셈이다. 무려 3배가 넘은 순수익을 남겼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 회장의 주식매수 치고 엄청나게 큰 금액이나 수량은 아니지만 16년 동안 주식을 계속 팔거나 증여하던 그룹 오너가 갑자기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기 시작했고, 그것도 20일 연속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사모았던 점이 여러모로 이상했다. 당시에도 화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다우데이타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이제와서 보니 작전세력이 작년 10월 이후 이 종목에 대거 달라붙은 것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김 회장이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급등 전 주식 연속매입, 급락전 주식 대량매각 때문에 오해나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2년6월23일 첫 주식 장내매수때의 공시기록
▲22년6월23일 첫 주식 장내매수때의 공시기록

김 회장은 결국 지난 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퇴와 주식매각으로 얻은 605억원의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극도로 악화한 여론을 수습해보자는 차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익래 회장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과 검찰조사등에서 밝혀질 사안이다. 주식 대량매각과 함께 작년의 갑작스런 주식 장내매수건도 조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 키움증권에 대해 전격 검사에 착수했다. 검찰총장까지 이번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 처벌을 선언했다.

동학개미들 사이에선 키움증권 보이콧(불매운동)’ 움직임도 일고 있다. 키움증권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인가 신청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또 차액결제거래(CFD) 투자자들의 손실로 대규모 미수채권 손실 발생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과 키움증권 및 다우키움그룹 전체가 쑥대밭이 된 상태다.

다우키움그룹은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폭락매물을 대거 출회한 SG증권과 CFD 계약을 체결한 국내 증권사 중 한 곳이다. 이후 주가조작 핵심인물인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김 회장으로 인해 주가 폭락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김 회장이 SG증권에서 매물이 쏟아지는 것을 사전에 인지했냐는 의혹이 확산된 바 있다

라 대표는 특히 김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공매도를 때렸고, 이후 SG증권에서 CFD 반대매매가 터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사를 선임해 소장 접수를 준비 중이며 김익래 회장과 더불어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에게도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을 노려 김 회장이 공매도까지 동원했다는 주장이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이 왜 주가조작을 했는지부터 파헤쳐야 한다""첫번째 블록딜에서 600억원(605억원)이 실제 입금이 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가 되고있는 23년4월20일 주식대량매각
▲문제가 되고있는 23년4월20일 주식대량매각

이에 키움증권은 지난 2일 라덕연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키움증권 측은 "해당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라덕연 발언은 실시간으로 자동 실행되는 CFD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며,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키움증권은 전체 자산규모 등에선 국내 증권사들 중 8~9위 정도로 평가되나, 주식거래 부문에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 한국투자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점점 박해지는 증권거래수수료 때문에 주식거래중개보다 IB(기업금융)나 대체투자, 자산운용 등으로 눈을 돌려 증권사 규모를 크게 키웠다.

반면 후발주자에 속하는 키움증권은 주식거래중개 부문에 집중해 이 부문을 크게 키워왔다. 이른바 동학또는 서학개미등 개인주식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설령 검찰조사 등에서 김 회장의 불법성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동안 이미지가 비교적 좋던 재벌 회장이 이런 파문을 일으켰다는 도덕적 책임에서는 완전히 면책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크게 실추된 김 회장과 키움증권, 다우키움그룹의 신뢰도나 이미지가 다시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