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차녀인 호정 씨가 부친으로부터 상당량의 주식을 증여받아 3대주주로 떠올랐다.
이에 2대주주인 장녀 민정 씨와 그룹 승계 구도를 두고 경쟁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은 지분 2.5%를 차녀 서호정 씨에게 증여했다.
증여 지분은 보통주 67만2000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000주 등 총 240만주로 전날 종가 기준 637억원 규모다. 전환우선주는 2029년에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된다.
기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보통주 0.16%만 보유하고 있었던 호정 씨는 이번 증여를 통해 총 2.63%(보통주 0.97%·전환우선주 12.77%)를 보유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 구조는 서경배 회장이 47.1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장녀인 민정 씨가 2.66%(보통주 2.93%·전환우선주 1.0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호정 씨는 지난해 8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식 일부를 장내 매수로 사들이기도 했지만, 이전까지는 언니 민정 씨와 보유주식이 크게 차이가 나 재계 안팎에서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외에도 이니스프리 지분 18.18%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증여를 계기로 호정 씨도 승계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호정 씨는 회사에도 별다른 적을 두고 있지 않아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언니보다 현재로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민정 씨는 2017년 아모레퍼시픽 입사 이후 6개월 만에 유학을 위해 퇴사했다가 2019년에 다시 입사해 현재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에서 담당 직책을 맡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측은 "대주주 개인의 재산권 행사에 관한 것으로 기업 차원에서의 특별한 배경이나 변화는 없다"며 호정 씨의 회사 입사 및 경영 참여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