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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정우 회장, '스톡그랜트' 논란 자초...연임 포기했나?
포스코 최정우 회장, '스톡그랜트' 논란 자초...연임 포기했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4.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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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임원들에게만 자사주 상여 공시...최 회장 7억원 주식 수령 등 계열사 임원 대부분 수령.
포스코창업 정신 안 맞는다며 18년 전 스톡옵션 폐지했는데 더 노골적인 공짜 주식 상여 슬며시 부활
노조는 물론 포스코 창업원로들도 맹렬 비판..."태풍 대비 미숙으로 실적 반토막에 무슨 주식 상여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KT 회장에 이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직·간접적 퇴진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 회장이 이번에는 공짜 자사주를 상여금으로 받는 이른바 스톡 그랜트논란을 스스로 일으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물론 포스코 창업원로들까지 비판 대열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현 정부나 노조, 창업원로 등의 이 같은 압력이나 비판에 아랑곳 않거나 오히려 정면대결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연임을 이미 포기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지난달 31일자로, 자사 보통주 27030주를 주당 368000(31일자 종가기준)에 자사 임원들에게 상여금조로 무상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자사주 상여금이고, 영어로 스톡 그랜트'다. 일정 기간 후 자사주를 자기자금으로 매입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에 비해 더 직접적인 주식상여 제도다.

▲포스코홀딩스가 공시한 최정우 회장에 대한 자사주 상여금 내역
▲포스코홀딩스가 공시한 최정우 회장에 대한 자사주 상여금 내역

이 스톡그랜트로, 최정우 그룹회장은 1812주를 무상으로 받았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7.19억원에 달하는 주식이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410,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755,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은 538주를 각각 받았다. 등기임원은 물론 홀딩스의 미등기임원들도 직위와 경력에 따라 주식을 나눠 받았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뿐 아니라 주력기업인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녈 등 대부분의 계열사 임원들도 자사주를 상여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홀딩스의 스톡그랜트 처분내용
▲포스코홀딩스의 스톡그랜트 처분내용

문제는 작년 포스코가 역대급 태풍피해를 입는 등의 원인으로, 경영실적이 극히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76.33조원으로, 21년의 57.79조원에 비해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1년 각각 9.23조원, 7.19조원에서 224.85조원, 3.56조원으로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태풍피해 등으로 비상경영까지 선언했던 그룹이 현금상여도 과한데, 공짜 주식 상여까지 임원들만 챙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게 노조나 창업원로들의 비판이다. 실제 최정우 회장의 경우 작년 28.93억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중 18.82억원이 상여금이었다. 최 회장은 이번 스톡그랜트도 다른 임원들에 비해 2~3배 이상 많이 받았다.

포스코는 지난 2006년 내부에서 논란이 많았던 스톡옵션 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스톡옵션이 포스코 창업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게 당시 논란의 초점이었다.

이번에 18년 만에 스톡옵션보다 더 노골적인 주식상여금제도를 다시 슬며시 도입하자 포스코 창업원로들은 지난 10포스코에는 경영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는 특별 성명서를 내고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최정우 회장은 자진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기라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고() 박태준 회장과 함께 포스코 창업 토대를 닦은 황경로 2대 회장·안병화 전 사장·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박준민 전 포스코개발 사장·김기홍 전 포스콘 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포스코 창업요원들은 노구를 움직여 최 회장을 크게 질타한 적이 있었다. ‘더 이상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는 그의 선언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1년을 더 지켜본 결과 최 회장은 포스코가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드러난 스톡 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태풍 힌남노 대비 실패 등이 실적 급감의 결정적인 원인인 데도 최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이 책임은 커녕 거액의 상여금에 스톡그랜트까지 챙기는 셀프 돈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다.

▲최정우 회장이 작년에 받은 급여와 상여금
▲최정우 회장이 작년에 받은 급여와 상여금

포스코 노조도 지난 7일 공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비윤리·무능 경영진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포스코 노조)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상경 집회를 열어 최정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해 직원들에게 비용을 절감하자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만을 대상으로 주식을 보상한 것은 "비윤리적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이 포스코 노조 지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회사가 힘들고 어렵고 위기상황이라면서 왜 직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냐책임경영과 기업시민을 강조하면서 자사주를 스톡그랜트로 지급한 사실을 왜 뉴스를 통해 직원들이 알아야 하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의 2022년 5억원이상 고액 보수 수령자 명단
▲포스코홀딩스의 2022년 5억원이상 고액 보수 수령자 명단

포스코 그룹 일부 직원들도 스톡그랜트 도입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의결 없이 진행되는 것에 난색을 표시했고, 가장 반대하던 모 경영진은 업무가 배제되면서 퇴출까지 당했다는 소문이 사내에 돌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소문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달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총 직전 서울지방국세청은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포스코측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했지만 KT 회장이 물러나는 등 시점이 시점인지라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 12일 있었던 ‘2023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는 포스코·KT만 초청받지 못했다.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또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7년 만에 참석했다. 국내 유수 대기업 총수가 모두 참석했지만, 대통령실은 유독 포스코에게만 최 회장 대신 다른 포스코 임원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여러 정황들 때문에 임기가 내년 3월인 최 회장도 KT 회장이나 금융지주 회장들에 이어 중도교체 압력을 받고 있는게 아니냐는 각종 소문이 그동안 많이 나돌았다.

이런 와중에 최 회장과 포스코 경영진들이 이번에는 셀프 스톡그랜트 논란까지 일으킨 것이다. 최 회장이 연임을 아예 포기했든지, 아니면 포스코 경영진들의 정무 감각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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