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장사 2곳 중 1곳, 재무 건전성 악화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금융회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상장사 두 곳 중 한 곳은 재무 건전성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거래소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10대그룹 상장사 106곳이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올린 2022년도 사업보고서상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이 1년 전보다 높아진 곳이 56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들 10대그룹 계열 상장사 중에서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과 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별도 기준 작년 말 부채비율이 1년 전 1260.45%에서 6배로 폭등한 8030.90%였다. 한화생명의 부채비율도 2021년 1170.96%에서 작년 말 1907.45%로 높아졌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의 경우 삼성생명이 1년 전(808.33%)의 두 배에 육박하는 1491.60%로 급등했고 삼성화재(703.11%)와 삼성증권(697.84%) 부채비율도 600%를 넘었다.
현대차증권 부채비율은 1년 전 587.14%에서 675.49%로, 한화투자증권은 490.61%에서 600.93%로 각각 높아졌다.
금융회사들은 고객이 납입한 예금이나 보험료가 모두 부채로 표시되므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험료를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해 창출되는 예대마진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어 대형 보험회사의 경우 대부분 자기자본 대비 10배 이상의 보유계약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작년에 금융회사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금리 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상장사들은 지난해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삼중고로 영업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부채율이 급증한 곳이 많아졌다.
서비스업종 중에서는 SK렌터카 부채비율이 작년 말 544.45%로 500%를 넘어섰고, 롯데렌탈 부채비율도 재작년 408.43%에서 작년 449.33%로 늘었다.
유통업 중에선 호텔신라 부채비율이 361.18%로 300%를 넘어섰다.
전기·전자업종에선 LG디스플레이 부채비율이 작년 말 298.06%로 300%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