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급감하는 충격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63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과 비교해서는비 각각 10.6%, 86.1%씩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면서 "시스템 반도체 및 SDC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보다 실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이날 처음으로 감산에 나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특히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그로스(BG)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면서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판단 아래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Engineering Run·시험생산)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