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예금‧대출 금리가 석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내려가면서, 예대금리차는 약 1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3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올해 2월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3.54%로 전월보다 0.29%포인트 하락했다. 석 달 연속 내렸다.
저축성수신금리 가운데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53%로 0.34%포인트,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3.57%로 0.13%포인트 각각 내렸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완화됐고, 시장 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취급 대출금리는 연 5.32%로 0.14%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도 석 달 연속 떨어졌다. 다만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는 1.78%포인트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커졌다. 예금금리 하락폭이 대출금리 하락폭을 상회하면서 예대마진은 확대됐다.
대출금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기업대출 금리는 5.36%로 0.11%포인트 내렸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5.24%,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5.45%로 각각 0.06%포인트, 0.22%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대출 금리는 5.22%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째 내렸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6%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금리는 넉 달째 하락 중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6.55%로 0.66%포인트 내리면서 지난해 9월(6.62%) 이후 5개월 만에 6%대에 진입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수신경쟁 완화와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라 수신금리가 내렸다”면서 “대출금리 하락은 지표금리 하락, 가산·우대금리 조정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예대 금리차는 신규 취급액 기준 1.78%포인트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확대됐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도 총수신 금리(2.51%)가 0.03%포인트, 총대출 금리(5.11%)는 0.05%포인트 각각 올라 예대 금리차(2.60%포인트)가 0.02%포인트 더 벌어졌다.
지난 2013년 6월(2.60%포인트) 이후 9년8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다.
박 팀장은 “예금에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1년 미만) 비중이 커진 반면 대출에서는 단기물 비중이 축소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은행금융기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상호저축은행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4.14%)와 신용협동조합 예금금리(4.85%)가 한 달 새 1.06%포인트, 0.42%포인트 떨어졌다. 상호금융(4.51%), 새마을금고(4.95%)에서도 0.49%포인트, 0.32%포인트씩 예금금리가 낮아졌다.
대출금리 역시 상호저축은행(12.83%·-0.34%포인트), 신용협동조합(7.04%·-0.04%포인트), 새마을금고(6.89%·-0.13%포인트)에서 하락했다. 다만 상호금융(6.35%)의 대출금리는 0.0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