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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激浪)'의 KT...윤경림 대표 후보 주총 1주일 앞두고 돌연 사의
'격랑(激浪)'의 KT...윤경림 대표 후보 주총 1주일 앞두고 돌연 사의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3.03.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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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조찬 간담회서 "더 버티지 못할 것 같다" 토로, 수용 여부 주목…여권 등 사퇴 압력과 주요 주주들 반대 움직임 영향인 듯

KT 내부출신 대표 선임 시도 두 차례 좌절...주총서 대표선임 안건 폐기될 듯...윤진식 등 '낙하산' 올 가능성도 두루 거론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KT 제공.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KT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공식 내정된 지 보름 만에 주변에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정치적 외풍으로 KT 내부 출신의 차기 대표 선임 시도가 두 차례나 좌절되며 KT 수장으로 정부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한 이사들에게 사의를 전했다.

윤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케이티가 더 망가질 것 같다”며 사의 뜻을 밝혔고, 이사들은 지금 물러나면 회사 꼴이 뭐가 되느냐며 일단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사들이 다각도로 윤 후보를 설득 중이다. 윤 후보가 계속 사의를 고수하면, 이사회가 곧 회의를 열어 윤 후보 뜻을 안건으로 올려 공식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T는 공식으로 윤 후보에게 사의를 전달받은 일은 없다며 "내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윤 후보가 사의를 공식으로 발표하면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의 건은 의안에서 제외되며 KT는 이를 공시해야 한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그러나 이번 KT대표 선임 과정은 유난히 파행이 잦았다.

구현모 현 KT 대표가 연임의 뜻을 밝히자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고 KT의 IPTV에서 북한 콘텐츠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빼고, 대신 다른 채널에 특정 무속인의 강연을 편성하려다, '연임을 위한 정권 눈치 보기'라는 논란도 일었다.

결국 구 대표가 사퇴하고, KT 내부 출신 4명이 경선 후보로 올랐지만, 이번엔 여권이 반대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구현모 현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들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주장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 왔다. 여권은 윤 후보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하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 초기부터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 KT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윤 후보에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게다가 2대 주주 현대차그룹마저 KT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같은 주요 이슈에서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 윤 후보에 타격을 줬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도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의사에 반대하기는 어려워 비슷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기업이었던 KT는 2002년 주식 100%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됐지만,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대표 선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총 1주일을 앞두고 대표 후보가 사의를 표하며 31일 있을 KT 주총에선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자동으로 폐기되고, 사내·외 이사 선임 건 만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T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의 이사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KT가 차기 대표 선임을 두고 진통을 이어가는 가운데 업계에선 내부 출신으로 KT 대표를 선출하려는 시도가 두 차례나 실패한 만큼 정부 낙하산으로 KT 수장이 꽂힐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KT 차기 CEO 공모엔 친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KT가 발표한 대표 후보자 34명 중 18명의 사외 후보자가 여(與)권과 선이 닿는 전직 국회의원 혹은 고위 관료출신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차기 대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윤 전 장관은 행정고시 12기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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