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한진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2010∼2016년 진에어 사내이사를 지낸 적이 있지만, 진에어 상장 시점은 2017년이어서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 사장은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뒤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만인 지난해 초 다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번 주총이 열리기에 앞서 과거 불법행위 당사자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해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조 사장 선임 반대를 권고했다.
조 사장이 2018년 3월 대한항공에서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최종 불기소처분을 받았으나, 사건 후 한진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이 부각돼 한진그룹 전체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조 사장은 국내 국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에서 등기이사로 불법 재직한 사실도 논란이 되었다.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은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의 대표자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업계는 조 사장이 앞으로 노삼석 대표이사와 '투톱' 체제로 한진 경영 전반에 참여하며 해외투자 확대, 고부가가치 고객 유치 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노삼석 대표이사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노 대표이사는 "고부가가치 고객 확대와 지속적인 운영 개선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며 올해 매출액 3조7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 수익성 중심 영업 ▲ 자동화와 장비 최신화로 생산성 제고 ▲ 해외진출 확대·현지 물류사업 개척 ▲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육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본선 사외이사 신규 선임과 손인옥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구 사외이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2018∼2019년 대검찰청 형사부 부장을 지낸 뒤 현재는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