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주식과 채권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389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단의 SVB 금융그룹 직접 투자액이 300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졌으나 간접 투자액이 훨씬 큰 것으로 전해지며 SVB 파산으로 인한 손실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국민연금이 최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SVB 투자 현황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SVB 그룹 주식에 9600만달러(1218억원) 투자했다.
이 중 직접 투자액은 2300만달러(294억원), 위탁 투자액은 7300만달러(923억원)에 달했다. 보고 자료에 적용된 환율은 1267.3원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위탁투자분에서 투자 지분을 지속적으로 줄이며 전체 보유 지분이 계속 축소되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제때 팔지 못해 손실을 줄이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전인 지난해 4분기 SVB파이낸셜 보유 주식 400억원 이상을 팔아 손실을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KIC의 작년 말 기준 보유 SVB파이낸셜 주식은 2만87주로 평가액은 60억2,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일부터 SVB 거래가 정지되며 매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매도 등 단기 대응은 불가한 상황"이라며 "제3자 인수 및 미국 정부의 대책 등에 따라 거래 재개가 될 경우 제3자 인수 조건 등을 보며 매도 또는 보유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SVB그룹 채권에는 지난해 말 기준 위탁으로 171억원 투자했고 직접 투자는 없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에서 지난 10일 SVB 폐쇄 결정 직전 해당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일부 매도했다"며 "또한 SVB 그룹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용 규정에 따라 운용사에 매도 지시를 완료했고, 잔여 보유 종목에 대해 매도 진행사항 등을 직접 소통하며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은 -8.22%이며 손실금은 79조60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해외주식 투자에서 -12.34%의 손실률, 해외채권 투자에서 -4.91% 손실률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