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올해 1월 시중통화량이 9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안전자산선호 심리에 예적금이 늘었지만, 고금리 여파에 가계 수시입출식예금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80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2%(6조7000억원) 줄었다.
통화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3년 8월(-0.1%) 이후 9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증감률 역시 2011년 1월(-0.3%)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1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25조8000억이 유출됐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정기예적금이 증가했지만 수시입출식예금이 감소했다"며 "다만 주식·채권투자수요가 회복되며 MMF, 수익증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4조6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14조7000억원 증가했다.
M1(협의통화·계절조정계열)은 1207조원으로 결제성 예금이 크게 줄어들어 전월 대비 33조4000억원(1.9%) 감소했다. 전월(-2.7%)에 비해 감소폭이 줄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다. 단기자금이 금리를 더 주는 예·적금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월비 0.2% 증가했다. 전년 동월 비로도 4.3% 늘어났지만, 13개월째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