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역전세난이 지속되며 전셋값이 상당 부분 내려가자, 다시 전세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272건으로 전월(1만37건)보다 1235건 늘었다.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 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57.7%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11월 53.2%, 12월 49.5%로 떨어졌다가 올해 1월 56.5%, 지난달에는 57.9%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강동구 전세거래가 127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994건)▲노원구(898건) ▲강남구(825건) ▲강서구(743건) 순이었다.
서울에서 전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셋값이 꾸준히 내려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84㎡)의 경우 지난해 5월 10억원까지 올라갔던 전셋값이 올해 3월부터 하락해 지난달에는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반면 월세 부담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액은 62만원으로 2년 전 평균 월세(52만원) 대비 24.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액도 85만원에서 92만원으로 8.1%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이자 부담과 입주물량이 이어진 곳을 중심으로 전셋값의 낙폭이 커진데다 전세사기에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도 있어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낮은 가격에 신축이나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어 당분간 전세 거래는 늘어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